나는 용돈이 부족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카페에 출근하면 주인과 인사하고 앞치마를 두르며 손님을 기다린다. 손님들이 오면 메뉴판과 재떨이를 드리고 제자리로 돌아와 주문할 때까지 대기한다.
“저기요∼.”하면 메모지와 펜을 들고 얼른 달려간다.
“네? 주문하시겠습니까?”이러고 주문받은 내용을 갖다주면 끝이다.
이 일을 1년동안 하다 보니 이제 너무 숙달이 돼 여기저기서 후유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카페와 집 사이를 운행하는 버스는 배차간격이 길었다.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버스를 기다리는 데 버스가 이미 갔는지 아니면 안 왔는지 몰라 옆에 서 있는 사람에게 가서 말을 걸었다.
옆사람:왜요?
나:(무의식적으로)주문하시겠어요?
내가 진짜 미쳤나 보다. 너무 부끄러워서 그냥 택시를 잡아타고 집에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