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호두껍질 속의 별

바보처럼1 2007. 11. 5. 14:43
 

호두껍질 속의 별

                염 창 권

 

 

껍질 속은 굴곡이 많은 별빛으로 채워졌다

빡빡한 뇌수처럼 생은 좀체 휴식이 없다

별빛을 헤아려본다

부유하는 먼지 같은…,

우주는 딱딱한 두개골처럼 소리가 난다

반짝이는 머리통 속 질량은 충분하다

욕정의 신호나 되듯

은밀한 느낌이다.

금기의 강이 있다, 건너지 못하는

미확인의 진실이지만

그들은 서로 잇닿아 있다

별들도 사랑을 나눈다

눈빛을 보면 안다.

호두껍질을 두드려서 잠든 별을 깨운다

기억의 숲 속으로 번개가 지나가듯

어둠이 파동 치며 긁힌다

어젠 추억의 힘이다.

 

―신작시집 ‘햇살의 길’(고요아침)에서

 

 

▲전남 보성 출생

▲199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 당선

▲시집 ‘그리움이 때로 힘이 된다면’, 비평집 ‘집 없는 시대의 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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