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타클라마칸 사막을 지나며

바보처럼1 2008. 4. 3. 15:09
  • 타클라마칸 사막을 지나며

    박 찬

    끝없이
    입 안에 서걱이던 모래 같은 말들이 쌓여
    저처럼 산이 되고 강이 되고 늪이 되었구나

    그 가운데로 또 큰바람 몰려간다
    다시 입 안에 서걱이는 모래알 같은 말

    말에 속지 말 일이다
    글에 속지 말 일이다
    신기루 같은 말에 취해 미끄러져
    도처에 누워 있는 방부의 시체들

    되돌아올 수 없는 죽음의 모래펄

    ―유고시집 ‘외로운 식량’(문학동네)에서
    ▲1948∼2007년. 전북 정읍 출생.
    ▲1983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수도곶 이야기’ ‘그리운 잠’ ‘화여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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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08.01.19 (토) 11:46, 최종수정 2008.01.19 (토)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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