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줄 왼쪽부터) 비스테까의 김형규 | 스시효의 안효주 | 루이의 여경옥 (뒷줄 왼쪽부터) 그안에 맛있는 이탈리안의 김인수 | 옌의 남경표 | 오키친의 스스무 요나구니 | 그란구스또의 이경태
 (앞줄 왼쪽부터) 리스토란테 에오의 어윤권 | 이트리의 김욱성 | 민들레의 정혜란 (뒷줄 왼쪽부터) 대장금의 김인숙 | 소르티노스 & 빌라 소르티노의 산티노 소르티노 | 산당의 임지호 | 예환의 배예환 | 줄라이의 오세득
* 20인의 오너 셰프 중 김병길, 박성곤, 야마모토 사다오, 이동윤·황창민, 진경수 셰프는 해외 출장 등의 피치 못할 이유로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1 짧게 깎은 머리, 풀 먹여 빳빳이 날 세운 하얀 조리복…. 언제나 한 치 흐트러짐 없는 모습의 안효주 셰프. 2 최고로 인정받은 그의 초밥. 한번 맛보면 다른 곳 초밥은 못 먹는다는 것이 단골손님들의 공통된 얘기다. 3 ‘3초의 미학’이라는 초밥. 그러니 최고의 좌석은 역시 스시 카운터다.
영화 <식객>, <음식 남녀>처럼 최고의 요리사를 뽑는 대회를 연다면 당신은 누구에게 한 표를 던질 것인가?한식, 중식, 일식, 프렌치, 이탤리언 등 장르는 다르지만 현재 서울에서 가장 잘나가는 오너 셰프 20인이 그 후보에 오르지 않을까.
‘초밥왕’이 모시는 왕은 ‘손님’이다 안효주, 스시효 그는 우리나라 요리계 최고의 스타다. 이를테면 조용필 같은. ‘한국의 미스터 초밥왕’, ‘초밥의 달인’ 등 그의 실력을 찬탄하는 별칭도 많다. 1999년 일본 만화가 테라사와 다이스케에게 “일본에 없는 초밥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받고 만든 ‘수삼초밥’이 <미스터 초밥왕>(한국 편)에 실리며 유명해졌고, 초밥 하나마다 밥알을 정확히 350개씩 쥐는 것으로 매스컴도 많이 탔다. 그 정확하고 섬세한 손이 1978년 일식 요리에 입문하기 전에는 권투를 하던 손이라는 사실도 이야깃거리였다. 1985년 신라 호텔 일식당 ‘아리아케’에 들어가 1999년에 책임 주방장이 되었고, 2003년 청담동에 ‘스시효’를 오픈하며 독립했다. 아리아케에서 일하던 당시 ‘안효주의 초밥’을 먹기 위해 오는 손님이 많았던 만큼 퇴사한 그의 행방을 묻는 고객도 많았다는 후문이다. 그 정도로 인기는 대단했다. 개업하고 그리 오래지 않아 예약하지 않으면 식사하기 어려울 만큼 단골이 늘었다. 작년에는 서초점을, 얼마 전에는 구로점을 오픈했다. 오너 셰프 5년 차. 안효주 셰프는 오너 셰프에게 필요한 자세로 ‘초지일관’을 꼽았다. 음식을 만들 때 으뜸으로 여기는 것은 위생과 정성, 그다음이 맛이다. 그만큼 기본에 충실하고, 손님에게 극진하다. 초밥이란 단순해 보이지만 실은 복잡 미묘한 음식이다. 쌀, 물, 소금, 식초, 고추냉이, 생선, 간장까지 모든 것이 조화를 이뤄야 하고, 손끝 감각과 타이밍도 중요하다. 안효주 셰프의 초밥에는 그 미묘함이 하나하나 잘 살아있으면서도 잘 어우러져 있다. 재료 선택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소금은 8년 넘게 간수를 뺀 서해안의 천일염을 쓴다. 혀끝이 찌르르하게 짜고 끝 맛이 씁쓸한 것이 아니라, 끝 맛이 부드러운 소금이다(그는 “맛이 둥그스름하다”고 표현했다). 매일 아침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서 직접 생선을 고르고 수시로 일본에 드나들며 다른 집 초밥도 맛보고 좋은 재료도 찾아다닌다. 세계미식문화연구원 송희라 원장은 “동행한 손님을 위해 안효주 셰프에게 현미초밥을 부탁한 적이 있는데, 몇 번이나 배합을 달리해 여봐란듯이 훌륭한 현미초밥을 선보여 놀랐다”며 “초밥은 물론 가이세키 요리도 매번 훌륭하게 메뉴를 척척 뽑아내는 실력이 감탄스럽다”고 평했다. 문의 545-0023 (SHS)
 1 3층 라이브러리에서 브레이크 타임을 보내는 ‘줄라이’의 오세득 셰프. 2 구운 거위 간과 오렌지 향 오리 가슴살, 서양 배 처트니와 피스타치오 젤.
스토리가 없으면감동을 낳는 음식도 없다 오세득, 줄라이 “저 2층 주방에 있습니다. 여기에서 인터뷰하지요.” 1층 레스토랑과 동일한 크기의 2층 시스템 키친을 두고 “미치지 않고서야 이렇게 설계할 수 없지요”라며 특유의 서글서글한 웃음으로 농담 섞인 말을 흘리는 ‘줄라이’의 오세득 셰프. <조선일보> 김성윤 기자 역시 줄라이의 주방 시스템을 높이 평가하며, “오세득 셰프는 프랑스 음식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하는 솜씨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프렌치 요리의 기본이 되는 식재료 푸아그라 요리법도 무궁무진하다. 구이는 기본, 테린으로 만들어 푸아그라 춘권으로 응용하고, 푸아그라 셔벗까지 만들어 한 플레이트에 올린다. 오픈 이래 틀을 깨는 요리와 주방 시스템으로 이목을 끈 그이기에 “개성이 없는 레스토랑은 가치가 없다”고 말한다. 액자 프레임을 빼곡히 쌓아 연출한 벽도, 기하학적 디자인으로 눈길을 끄는 램프를 봐도 그렇다. 혁신적인 키친과 창의적인 요리 그리고 개성 있는 공간이야말로 그가 그리는 ‘스토리가 있는 레스토랑’의 기본이다. 자신의 눈과 손 발이 되어 움직이는 수셰프sous chef, 고객과 셰프 사이의 연결 고리가 되어주는 지배인 없이는 오너 셰프 오세득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줄라이가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가장 찾고 싶은 곳’으로 꼽히는 것이 꿈”이라는 그의 말처럼 지배인과 주방 스태프, 고객이 만들어가는 ‘줄라이 스토리’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문의 534-9545 (CHR)

1 가정집을 개조해 별장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내부. 2 꽃이 만개한 정원을 내려다보는 것도 ‘민들레’의 코스 중 하나라고 말하는 정혜란 셰프. 3 봄철의 별미라며 푸짐하게 준비한 ‘민들레’의 콩나물 해산물 냉채.
눈과 입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요리 정혜란, 민들레 조용한 삼성동 주택가에 자리 잡은 ‘민들레’는 소담한 한식을 코스로 즐길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이곳의 주인 정혜란 셰프와 사람 냄새 나는 교감을 나누는 장으로도 소문난 곳이다. 역삼동에서 랍스터 전문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중, 캐나다로 떠난 그녀는 애초 계획한 시간보다 앞당겨 1년 만에 돌아왔다. 동생뻘 되는 한국 유학생이며,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 음식으로 파티를 열다 보니 ‘정혜란표 파티 문화’를 한국에도 널리 알리고 싶은 욕망이 솟구친 것이다. “주택을 개조해 레스토랑을 만든 것도 손님이 제 집에 초대받았다는 편안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이지요. 저 역시 제 손맛을 담은 요리를 편하게 대접하는 마음으로 준비합니다.” 모든 예약 전화는 정혜란 대표가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몇 번째 방문한 손님인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정확히 기억하고 메뉴를 구성하기 위해서다. 단골일수록 취향도 다양하고 요구 사항도 제각각이라 하루에 세 번 장을 보러 간 적도 있다고. 깐풍기를 응용해 만든 매콤한 대게 튀김과 우아하게 썰어 먹는 왕갈비는 손님들이 따로 주문할 정도로 인기 메뉴. 민들레의 룸은 총 5개. 하지만 특수 상황을 제외하고는 디너에만 손님을 받고, 한 타임에 3개 룸 이상을 받지 않는다. 한 테이블도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서비스하기 위함이리라. 문의 541-1992 (CHR)
 1 와인의 비중을 강화한 리스토란테 ‘빌라 소르티노’. 2 쉬는 날이면 커스텀 바이크를 타고 서울 시내를 누비는 산티노 소르티노. 3 키안티 와인에 포칭한 ‘빌라 소르티노’의 사슴 카르파치오와 루콜라.
한국의 소르티노 패밀리가 만들어내는 ‘리얼 이탤리언’ 산티노 소르티노, 소르티노스 & 빌라 소르티노 캐주얼 이탤리언 레스토랑 ‘소르티노스’와 이탈리아식 정찬을 즐길 수 있는 리스토란테 ‘빌라 소르티노’의 오너 셰프 산티노 소르티노Santino Sortino. 2003년부터 2년여 롯데 호텔 서울 이탤리언 레스토랑 ‘페닌슐라’에서 헤드 셰프로 일했다. 보수적인 한국 호텔의 주방 시스템이 버겁다고 느낄 무렵 “나의 요리 철학을 이해해주는 사람들과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며 이태원에 자신의 패밀리 네임을 딴 소르티노스를 오픈했다. ‘내가 먹는 방식으로 요리를 한다’는 그만의 깐깐한 철학을 이해한 스태프 70여 명과 함께 주방과 홀을 넘나들며 유능한 마에스트로 역할을 한다. 오랜 시간 불 앞에서 뭉근하게 끓여내는 송아지 정강이찜 ‘오소부코’와 정통 이탤리언 레서피에 충실한 ‘멧돼지 소시지’ 등은 그가 손수 만드는 대표 요리다. 빠르게 변화하는 서울에서 오너 셰프로 자리 잡은 그만의 노하우가 궁금했다. “소르티노스는 소르티노 그룹Group of Sortino이 움직이는 곳입니다. 레스토랑 스태프에게 ‘가족’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지요.” 1년에 한두 번은 꼭 직원 몇 명과 함께 이탈리아로 연수를 떠나 진짜 이탈리아를 체험하고 온다. 단, 지난 가을부터 레스토랑 규모와 비즈니스의 범위를 넓히면서 본의 아니게 ‘두 집 살림’을 하다 보니 최근 들어 맛의 편차가 생기는 점이 아쉽다. 문의 797-0488(소르티노스), 553-9000(빌라 소르티노) (CHR)
 4 이동윤·황창민 부부. 남편은 셰프, 부인은 매니저로 역할을 분담했다. 5 ’라뜰리에’의 실내는 화려하거나 고급스럽지는 않다. 소박하고 편안하다.
이 땅의 재료로 프렌치 퀴진을 선보인다 이동윤·황창민, 라뜰리에 방배동에 위치한 ‘라뜰리에’는 ‘라미띠에’와 어딘가 닮았다. 하루 한두 테이블만 예약받는 것이며, 상당히 고가의 코스 메뉴만 있는 것.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셰프가 다르기 때문이다. 라뜰리에의 오너 셰프 이동윤·황창민(엄밀히 말하면 셰프 이동윤과 매니저 황창민이다)은 라미띠에에서 일했다. 프랑스에서 르 코르동 블루를 졸업한 황창민 셰프는 오픈 멤버이며, 경주호텔학교를 졸업한 이동윤 셰프는 다른 곳에서 일하다 좀 더 늦게 합류했다. 라뜰리에를 오픈한 것은 2005년. 최고의 재료와 극진하고 사적인 서비스 등 라미띠에의 장점을 따르면서 자신들의 개성을 살려 라뜰리에만의 색을 찾았다. 이들이 선보이는 요리는 정통 프렌치가 아니다. 우리 입맛에 최대한 맞췄는데, 특히 재료가 그렇다. 참조기나 갈치 등의 생선이나 참나물, 부추 같은 채소를 자주 이용한다. 버터나 크림을 거의 쓰지 않아 맛이 담백하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노영희는 “갈 때마다 메뉴가 바뀌는 것이 좋다”며 “과하게 치장하지 않은 딱 적당한 프레젠테이션도 칭찬할 만하다. 주방 시스템이 그리 훌륭하지 않은데도 음식 온도를 정말 예민하게 잘 맞춘다”고 덧붙였다. 황창민 셰프는 “손님께 불편하지 않은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고 한다. 과하지 않은 모양, 먹는 사람과 상황을 고려한 크기, 담백한 맛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문의 587-9621 (SHS)
 1 임지호 셰프의 ‘그림 같은 요리’를 전시한 공간. 2 셰프의 생명은 “세상을 삼킬 듯한 카리스마”라며 웃는 임지호 셰프. 3 홍어애와 밤, 석류로 만든 ‘홍어애 묵’은 쉽게 맛볼 수 없는 전통 음식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4 기다림의 미학을 일깨워준 임지호 셰프의 손때 묻은 그릇들. 5 요즘 음식과 관련한 그림을 그리는 데 몰두한다는 임지호 셰프의 그림.
나의 음식은 절제된 시 한 편이다 임지호, 산당 서울에서 차를 타고 1시간 남짓 달리면 도착하는 양평의 자연주의 레스토랑 ‘산당’. 아날로그적이다 못해 ‘원시적인’ 공간이다. ‘그림’에 푹 빠져 사는 오너 셰프 임지호는 그림을 그리듯 음식을 하는 요리사로 알려져 있다. 인터뷰차 산당을 찾은 취재진에게 “밥 먹고 시작하자”며 무뚝뚝한 말투로 4명이 앉는 작은 자리로 안내한다.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모양새도 그렇거니와 화학조미료에 무차별 공격당한 현대인의 혀를 치유해주는 듯한 슴슴한 맛을 음미해보니 ‘자연주의’라는 말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듯하다. 그는 자신의 요리 철학을 “모성이 없으면 감동이 없다. 감동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무용지물이다”라고 말한다. 과감하게 깨뜨린 독 위에 숯불에서 구운 고기를 얹고, 들판에서 주워온 커다란 돌판 위에 홍어애 묵을 올리고 들꽃을 꺾어 장식한다. 음식에도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는 그이기에 5월에 어울리는 홍어애 묵을 일컬어 “땅과 바다, 하늘의 기운이 담긴 진정한 음식이다”라고 한다. “임지호의 음식은 지나치게 화려하다”, “장식적인 요소가 때로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과해 맛을 음미하는 데 방해가 된다” 는 등 일부 비판도 있지만, 어느 식재료 하나 무의미하게 상에 올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회를 먹으면 살균 효과가 있는 산초 장아찌를 곁들이고, 자극적인 김치에 바나나·파인애플 등 천연 과일 소스를 첨가해 부담을 더는 것도 그렇다. <조선일보>의 김성윤 기자는 “음식을 제도권에서 배우지 않아서인지 가끔은 필요 이상으로 실험적이고 화려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하면서도 “오히려 이런 점이 단골손님에게 어필한다”고 말했다. 문의 031-772-3959 (CHR)
 1 ‘오키친’의 오너 셰프 스스무 요나구니는 뉴욕의 수준 높은 레스토랑 문화와 치열한 경쟁을 오랜 시간 경험했다. 2, 4 동서양의 느낌이 고루 섞인 이태원 ‘오키친’. 3 껍질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오리 콩피.
접시 위에 느긋한 자유를 담다 스스무 요나구니, 오키친 야구 모자에 티셔츠, 트레이닝 팬츠, 운동화. 셰프 스스무 요나구니는 아무리 봐도 전혀 요리사처럼 보이지 않는다. 젊은 날, 그는 고향 오키나와를 벗어나고 싶어 무작정 영국으로 떠났고, 그곳에서 생계를 위해 찾은 직장이 호텔 주방이었다. 그렇게 우연히 요리에 발을 들여놓았고 런던에서 10년 남짓, 이후 뉴욕에서 10여 년간 요리사로 일했다. 뉴욕에서 부주방장이 된 최초의 동양인. ‘Eat & Drink’라는 레스토랑을 직접 운영했다. 1996년 한국에 와서 부인(푸드 아티스트 오정미)과 함께 ‘오정미 푸드 아트 인스티튜트’를 운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던 그가 작년, 가회동에 ‘오키친’을 오픈하며 다시 레스토랑 주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 후 이태원에 두 번째 오키친을 오픈했다. 서울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은 이태원, 그런데 오키친의 공간은 개조한 한옥이다. 게다가 뉴욕에서 온 일본인 오너 셰프라, 정말 제대로 코즈모폴리턴이다. 이곳의 메뉴는 거의 매일 바뀐다. 직원은 그의 제자들인데, 음식에 대한 이해가 높고 친근한 서비스를 한다. 레스토랑의 하루는 매우 바쁘게 돌아간다. 그는 일주일에 세 번씩 새벽에 장을 보고, 주말에는 도봉산 자락의 ‘OK농장’에서 루콜라, 바질 같은 채소를 직접 키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에게서는 언제나 느긋한 자유가 느껴진다. 그가 만든 음식도 그렇다. 푸아그라나 캐비아 같은 값비싼 재료가 아니라 일반적인 재료로 맛있고 편안한 음식을 만드는 데 더 가치를 두고,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맛과 향은 진하고 또렷하다. 그래서인지 오키친 음식이 “세련되지 않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런 음식은 다른 사람들이 한다. 나는 피곤한 음식은 싫다”라고. 문의 797-6420 (SHS)
 1 ‘이트리eatry’는 ‘eat in gallery’라는 뜻. 2 김욱성 셰프는 서른 좀 넘어 보이지만, 실은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다. 3 ‘이트리’의 인기 메뉴 중 하나인 슬라이스 스테이크.
확고한 소신 위에차곡차곡 쌓은 이론과 실무 김욱성, 이트리 원래 식품공학을 전공했다. 음식의 보존 기간을 연장하는 기술이나 식품 첨가물 등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 흥미가 없었다. 원한 것은 ‘맛있는 음식’에 대한 공부. 결국 1996년 미국 유학을 떠났다. 미국 UNLV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하고, 존슨 & 웨일스 대학Johnson & Wales University에서 요리Culinary Arts를 전공한 후 호텔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동안 여러 레스토랑에서 실무를 익혔고, 이탤리언 레스토랑의 수셰프로도 일했다. 학업을 마친 후에는 ‘레드 랍스터Red Lobster’에서 매니저로 일했다. 동부이촌동에서 뉴욕 스타일 ‘동네 식당neighborhood restaurant’, ‘이트리’를 경영하는 김욱성 셰프 이야기다. 한국에 돌아온 것은 2004년. W 서울 워커힐 호텔, 레스토랑 ‘멜츠’를 거쳐 작년에 이곳을 오픈했다. 미국에서 요리사로, 매니저로 일하며 레스토랑 시스템을 이해하고 배웠는데, 지금은 20석 정도의 작은 규모라 활용할 일이 별로 없는 것이 아쉽단다. 그가 추구하는 뉴욕 스타일이란 ‘실속 있고 실용적이면서 수준 있는’ 음식.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니라고 해서 좋은 영화가 아닌 것은 아니잖아요. 거대한 스케일, 요란한 장식이 없어도 제대로 만들었다면 분명 좋은 음식이죠.” 음식만 있고 셰프의 정성이나 손님과의 소통이 없는 식당은 ‘의자가 있는 슈퍼마켓’이지 ‘레스토랑’이 아니라는 것이 김욱성 셰프의 확고한 생각이다. 문의 798-0289 (SH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