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판도라TV 김경익 사장
바보처럼1
2008. 6. 6. 19:47
[비즈피플]판도라TV 김경익 사장 | |||
2007 08/14 뉴스메이커 737호 | |||
UCC 보기를 ‘황금’같이 하다
UCC는 ‘창조적 상상력’만 있으면 누구나 자신의 동영상으로 수십, 수백 억 원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중소의류업체는 이 동영상을 보고 쏟아지는 티셔츠 주문으로 비명을 지를 정도라고 한다. UCC는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다가온 현실이다. 김 사장은 UCC라는 미디어를 처음으로 창조한 인물이다. UCC가 뭐냐고 물어보면 흔히들 최근 구글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주고 합병한 ‘유튜브’를 떠올린다. 하지만 UCC 개념을 처음 만들고 시장에 내놓은 사람은 바로 김경익 사장이다. 김 사장은 경희대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1994년에 대우고등기술연구소를 첫 직장으로 선택했다. 자동차연구개발 엔지니어로 사내특허왕으로 뽑힐 만큼 ‘잘 나가는’ 시절이었지만 1996년 인터넷의 무한한 잠재력을 깨닫는 순간 미련 없이 사표를 던졌다. 용산전자상가에 1.65㎡(0.5평) 다락방에서 혼자 인터넷사업을 시작한 것. 이때부터 신화는 시작됐다. 첫 사업은 인터넷 디렉토리 서비스. 결과는 ‘대참패’. 그 후 인터넷 데일리 뉴스, 스크린 세이버 사업. 이들로 ‘짭짭한 맛’을 느끼기 시작할 무렵 IMF 외환위기로 역시 ‘말짱 도루묵’. 넷째 사업인 e카드 사업인 ‘레떼컴’을 설립. 매출 100억 원대 실현 등 수익도 나고 30억 원가량의 투자유치도 받았지만 2001년 IT 버블쇼크로 ‘다시 추락’. 그 후에도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친 김 사장에게 공룡 포털 위주의 공급자 방식 사업을 획기적으로 바꿀 인터넷 환경이 어떤 게 있을지 고민한 끝에 ‘쓰레기를 황금으로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포털의 카페, 블로그, 리뷰 사이트 등 각 커뮤니티에서 네티즌들이 올린 대용량의 동영상이 네트워크 속도를 현저히 떨어뜨린다며 삭제되고 있는 상황에 주목한 것. 쓰레기 취급을 받는 네티즌들의 동영상이 김 사장에게는 ‘보석’으로 보였다. 개인이 더는 소비자만이 아닌 생산자로서, 1인 미디어시대의 가능성을 깨달은 김 사장은 2004년 10월 말 판도라TV를 세상에 내놓았다. 첫선을 보이자마자 네티즌들은 판도라TV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회원 수 100만 돌파, 22만 여 개의 동영상 DB가 쌓였다. 1년새 무려 1000% 성장이라는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현재 판도라TV를 찾고 있는 네티즌들은 한 달에 15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네티즌을 3000만이라고 보았을 때 절반이 판도라TV에 자신의 UCC를 올리고 또 다른 사람의 ‘작품’을 본다는 얘기다. 이 같은 성공에 힘입에 미국의 실리콘밸리에게서 총 1600만 달러의 투자도 받았다. 전 세계 사용자들의 ‘놀이터’를 마련해주기 위해 빈약한 국가 인터넷망을 보완할 해외 서버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올 9월부터는 글로벌 버전을 구축해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로도 서비스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수많은 인터넷 비즈니스가 네이버 등 독점포털의 영향으로 무너졌고 현재는 인터넷 쇼핑몰이나 인터넷 뱅킹 등을 제외하곤 인터넷 서비스 시장이 거의 다 자취를 감추었다”며 “ 독점포털과 공룡 이동통신사에 줄서는 인터넷 비지니스 콘셉트는 한계가 있다. 인터넷의 본래 취지인 ‘개방’과 ‘공유’라는 본질을 찾는 것이 웹2.0 시대에 대처하는 길이고 향후의 무궁무진한 블루오션을 선점하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공룡포털 때문에 무너진 인터넷시장의 ‘에코시스템’(IT기업들이 각 부문에서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큰 틀을 의미)을 복원하는 데 판도라TV는 첨병 구실을 할 자신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판도라TV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하다. 먼저 소비자를 배려하는 것.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것이다. 시스템을 단순화하고 고객의 생활패턴에 맞추는 것이다. “소비자를 어떻게 배려할 것인가? 여기서부터 혁신이 나와야 한다. 그 다음 혁신과정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하긴 해야 하는 데 쉽지 않다. 해답은 ‘무한한 창조적 상상력’이다”고 강조한다. “유니크한(독특한) 특별한 상상력만이 살 길이다. 단순한 개선이 아니다. A가 아닌 완전히 다른 Z로의 다른 것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이 꿈꾸는 앞으로의 변화는 과거의 자본력과 기득권 중심이 아니라 누구나 평등하게 오직 콘텐츠(실력)로만 승부하는 완전히 다른 시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9.9㎡(3평) 남짓한 비좁은 김 사장의 방이 어떤 화려한 거대 자본(대기업)의 빌딩보다 넓고 크게 느껴졌다. <김태열 기획위원 yolkim@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