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옥션 창업자, ‘원어데이’ 이준희 대표
바보처럼1
2008. 6. 6. 19:49
[비즈피플]옥션 창업자, ‘원어데이’ 이준희 대표 | ||
2007 08/28 뉴스메이커 739호 | ||
‘1일 1품목’으로 온라인 유통 새 장
절친한 친구 몇 명과 함께 당시에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인터넷 이용 경매방식 쇼핑회사를 차려 굴지의 인터넷 기업으로 키워낸 이 대표의 성공 스토리는 잘 알려진 사실. 이후 2001년 옥션을 이베이에 넘긴 후 동영상 콘텐츠 업체인 디오데오, 업소용 냉·난방기 생산업체 알레를 창업한 그가 6년 만에 다시 온라인 쇼핑몰 현장으로 돌아온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은 넘쳐나는 제품들로 갈수록 복잡해져 소비자들에게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을 안겨주고 있어요. 판매자들도 어떻게 자신의 제품을 알려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할 새로운 온라인 유통 방식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원어데이를 구상했죠.” 이 대표는 2년간의 준비 끝에 지난 4월 쇼핑몰을 오픈했다. 주위에선 “한 품목 가지고 되겠느냐?” “국내에선 아직 이르다”는 걱정스런 목소리도 있었지만 “옥션을 창업할 때나 디오데오를 오픈할 때나 늘 듣던 이야기”라며 일축했다. 그의 오랜 창업 동료와 유통 전반에 대해 해박한 경험을 가진 후배가 든든한 힘이 되었다. 원어데이의 가장 큰 특징은 자정부터 24시간 동안 하나의 품목만 판매한다는 것. 해외에서는 우트닷컴(woot.com)이 몇 년 전부터 운영 중이지만 국내엔 처음 도입하는 신개념이다. “지금 온라인쇼핑몰을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제품의 홍수 속에서 선택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얼마 전 한 조사를 보면 온라인쇼핑몰의 페이지 로딩 시간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더군요. 1일 1제품 판매는 ‘오늘의 점심특선’과 같습니다. 쇼핑 시간의 단축과 함께 선택 가능성도 높였다고 할까요.” 하루에 한 가지 물건만 판매하는 만큼 소비자들은 원어데이에서 그날의 제품을 둘러싼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이트 오픈과 함께 상품 스토리를 개설해 방문자에게 그날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객관적인 상품 정보와는 다른, 제품에 담겨 있는 의미나 관련된 개인적인 이야기를 만화나 짧은 에세이로 재미있게 풀어내는 공간이다. 또 동영상을 통해 소리로 표현될 수 있는 제품은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판매할 제품군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 쉽게 구매할 수 없거나 좋은 품질임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제품을 품질 테스트와 심사를 거쳐 선정,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구입 경험자의 만족도에 따라 쇼핑몰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는 판단으로 제품을 선정하는 눈과 손길은 상당히 까다롭다. 원어데이의 성공 플랜 중 또 다른 하나는 다음 날 판매할 물건을 알 수 없다는 것.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신비주의 쇼핑몰 전략으로, 철저한 비밀을 유지해 고객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극대화한 경우다. 매일 홈페이지를 방문하지 않으면 좋은 상품을 좋은 가격에 구입할 수 없기 때문에 고정 회원들이 매일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이 대표는 “광고기법으로 유행한 티저광고에서 보듯이 소비자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신비주의 전략은 잘 활용하면 성공적인 홍보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원어데이에서 소비자들은 종합 온라인몰이 줄 수 없는 또 다른 즐거움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어데이의 상품 스토리가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면 판매자로서는 자사의 제품을 하루 동안 집중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장이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24시간 동안 한 제품만 집중 소개함으로써 직접 만져보는 것만 빼고 거의 모든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것. 그 때문에 중소기업에겐 새로운 판로가 되는 셈이다. 이 대표는 “사업 구상 중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바로 좋은 기술력으로 만든 제품이 있어도 유통 판로를 찾지 못해 고심하는 중소기업을 위한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이었다”며 “현재 온라인쇼핑 시장은 워낙 많은 제품과 판매자가 입점해 있는 탓에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적절한 판매방안과 홍보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어데이는 초기 매일 1억 원 안팎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앞으로는 상품 카테고리 기준이 아닌 연령대별·성별·구매 형태별 등 사용자 카테고리 기준으로 특화한 1일 1품목 판매 형태로 사업 모델을 다양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반기부터는 식료품을 1주일에 1품목만 파는 ‘원어위크’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끊임없는 개발과 변화가 나의 장점으로 현재 원어데이의 모습은 내 구상의 10% 수준”이라는 이 대표는 “오픈 후 1년 정도면 옥션의 신화에 맞먹는 사이트로 올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득진 기자 chodj21@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