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호주관광청 최승원 지사장

바보처럼1 2008. 6. 6. 19:56

[비즈피플]호주관광청 최승원 지사장

2007 11/20   뉴스메이커 750호

천혜의 관광지 ‘멜버른 직항’ 안착

태즈메이니아의 밀림, 시드니의 야경 등 호주를 대표하는 자연환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석양이 지는 해변에서 비키니 차림의 호주 여성이 그리운 눈빛을 가득 담아 묻는다. “So Where the Bloody Hell Are You?”(그런데 너 대체 어디 있는거야?).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진 호주가 한국 관광객을 유혹하는 CF의 한 장면이다.

한국인들의 호주 관광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호주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관광객 수는 2005년 25만400명에서 지난해엔 26만900명으로 4%가 늘었고, 올해는 27만7800명(11% 증가)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30만 명, 2014년에는 39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와 내년 급상승세에 대한 기대엔 지난 10월 22일 시작된 멜버른 직항의 힘이 크다.
호주관광청 한국지사의 분위기는 요즘 한껏 고무됐다. 최승원 지사장은 “매주 월·수·금요일에 256석 규모의 멜버른 직항기가 뜬다”며 “그동안 시드니와 브리즈번에만 머물던 직항 노선에 멜버른까지 포함되어 호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호주의 다양한 관광지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04년 1월 호주관광청의 한국지역 전략 기획 및 시장 개발, 각종 마케팅 활동을 지휘하는 지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멜버른 직항을 띄우기 위해 최승원 지사장이 흘린 땀과 눈물은 업계에서 유명하다. IMF 외환위기 이후 호주 직항 항공사가 5곳에서 2곳(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으로 준 상황에서 취임한 최 지사장은 “호주관광청에서 직항기 이전 단계인 전세기 운영을 3년 안에 하나만이라도 성사하라는 미션을 강조했다”며 “취임 후 4년 만에 멜버른 전세기 2회, 케언즈 전세기 4회 등 6회를 진행한 데 이어 이번에 멜버른 직항기를 띄었으니 나름대로 성공한 셈”이라고 자평했다.

취임 초 멜버른 주정부관광청 담당자가 한국 시장에서 발을 빼려 하자 “호주에 여러 관광지가 있지만 멜버른만한 곳을 띄우지 못한다면 무슨 상품을 만들 수 있겠냐”며 설득하고 나섰던 최 지사장. 그러나 멜버른 직항에 대한 마케팅 예산은 전무한 상태였다. 결국 최 지사장이 선택한 것은 ‘발로 뛰는 것’이었다. 그녀는 브랜드 인지도가 강하고 소비자 대면 판매에 강한 롯데관광을 주목했다.

“3개월 동안 롯데관광 담당임원을 15차례 방문했더니 ‘왜 나한테 이러느냐?’고 하시더군요. 결국 블록차트(시드니행 비행기 중 멜버른 관광객을 위한 좌석을 확보하는 식) 300석을 확보해, 주정부가 3개월에 10개 판매했던 것을 한 달에 300개 이상 팔았더니 모두 놀라더군요.”

이후 대한항공에 전세기 프로젝트를 제안해 결국 2005년 말, 멜버른에 전세기를 띄웠다. 첫 비행은 1000석 규모에 87% 예약. 이후 80% 이상 예약이 지속되면서 직항으로 연결시킬 수 있었다. 관광청 차원에서 처음부터 직항을 목표로 하고 이를 3년 안에 성사시킨 것은 처음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멜버른 직항이 개설된 결과 연간 4만 석이 공급되고, 인앤아웃(in&out) 즉 멜버른 입출항을 통해 인근 타 지역과의 상품 구성이 다양해졌다”는 그녀는 “멜버른은 관광지에 화장실 하나 세우는 데도 3년간 논란이 있을 정도로 천혜의 자연을 유지하고 있으며, 멜버른컵(경마), 호주오픈테니스, F1그랑프리 등 국제적인 스포츠행사가 치러질 뿐만 아니라 골드러시로 형성된 도시답게 150개국에 이르는 다양한 국가의 음식문화가 돋보이는 곳”이라고 추천했다. 또한 남반부 최대의 카지노가 자리하고 있다고.

포드자동차 한국지사, 필립스전자코리아, 노스웨스트 항공사 및 라마다르네상스호텔 등 주로 외국계 회사에서 20년 동안 마케팅, 광고, 홍보, 판촉 활동 경험을 쌓은 최 지사장의 마케팅 전략은 ‘상대의 요구와 입장을 사전에 파악한다’이다. 상대방의 비즈니스적 입장을 잘 꿰고 있어야 서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설득에 목숨을 걸기보다 그들의 욕구를 간파해 서로 윈-윈하는 결과물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녀는 “영화 ‘대부’에서 말런 브랜도가 한 대사처럼 ‘그들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는 것’이 바로 요즘 시대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호주 관광은 단기관광을 원하는 국내 관광객에겐 다소 먼 거리. 거리로 인한 시간과 경비의 증가는 호주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출발을 머뭇거리게 한다. 최 지사장은 이에 대해 “거리는 우리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그 대신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 관광지를 개발해 호주 여행객의 70%에 달하는 자유여행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허니문여행과 회사 차원의 인센티브여행을 봄·가을 비수기에 유치해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조득진 기자 chodj2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