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것

아주 특별한 술, 한잔 하실래요?

바보처럼1 2008. 6. 6. 21:05

[이 맛에 산다]아주 특별한 술, 한잔 하실래요?

2007 02/27   뉴스메이커 714호

맥주 만들기 동호회

“호박 맥주를 벤치마킹해 ‘고구마 맥주’를 만들었습니다. 양조용량은 1.3ℓ, 당화하기 좋은 황토호박고구마를 수분과 단맛이 빠지지 않도록 구워서 작업했습니다. 투자한 시간과 정성이 맛있는 맥주로 탄생되기를….”

‘맥주만들기 동호회(http://cafe.daum.net/microbrewery)’는 늘 시끌벅적하다. ‘나만의 맥주공정’을 소개하면 ‘세계 최초의 군고구마 맥주’라는 찬사부터 ‘향신료를 넣어보라’는 등 조언이 쏟아진다. 맥주의 매력에 푹~ 빠져, 마시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나만의’ 맥주를 만들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인 사람들이다. 회원은 무려 1만480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매년 4번의 정기모임과 MT 등 오프라인 모임을 갖는다. 특히 ‘옥토버 페스티벌’은 회원들이 출품한 신작들 중 우수한 맥주를 선발하는 축제로 회원들의 참여율이 높다. 뿐이랴. 회원들이 수시로 개최하는 ‘시음회’와 ‘고수’들이 비법을 전하는 초보자 교육도 맥만동의 자랑이다. 회원들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꼽은 맥주는 단연 ‘체리폭탄’. 체리를 넣었으니 ‘체리 맥주’라 불리는 게 당연하건만, 탄산화가 너무 진행되는 바람에 체리가 폭탄처럼 터져 나왔다는 것. 맥주를 만드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해 가는 과정 또한 매력적이다.

그렇다고 맥만동을 주당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더 나은 맥주를 만들 욕심에 맛과 향기를 음미하다보면 자연스레 과음은 하지 않게 된다. 또 자신이 만든 맥주를 함께 나누는 것 자체를 즐거워하는 회원이 꽤 많다.

이들은 “우선 저지르라”고 이구동성이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건네듯 맥주 만들기도 똑같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이렇게 유혹한다. “인생을 나누고 사람에 취하는 맥만동에서 같이 ‘한잔’ 어때?”

<이성희 미디어칸 기자 mong2@kh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