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표고버섯 농장으로 年매출 2억원 김희자씨

바보처럼1 2008. 7. 7. 20:56
 [문화일보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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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1촌 운동-스타 농민>
“먹거리는 ‘신뢰·인품’ 파는 것, 무농약-햇빛 건조로 브랜드화”
표고버섯 농장으로 年매출 2억원 김희자씨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김희자 요나농산 대표가 경기 가평군 설악면에 있는 농장 비닐하우스에서 표고버섯을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표고버섯 재배 22년째인 김 대표는 연 2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가평 = 음성원기자
문화일보는 남다른 경쟁력으로 부농(富農)의 길을 개척한 농민들의 ‘성공기(記)’를 소개하는 ‘스타농민’란을 부활시켜 앞으로 매주 1회씩 2면에 게재합니다. 농산물 시장개방에 맞선 한국 농업·농촌의 당당한 주역이 될 ‘스타농민’ 후보와 관련한 독자여러분의 적극적인 추천을 기대합니다. 경제산업부 (02-3701-5190)

“농민은 상품이 아니라 인품(人品)을 판다는 생각으로 일해야 합니다.”

‘성공한 여성 농업인’으로 불리는 김희자(47) 요나농산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은 신뢰다. “내가 먹을 수 없는 것은 절대 팔지 않겠다”는 원칙으로 표고버섯 농장을 운영한 지 벌써 22년. 서울에서 무작정 고향으로 내려와 무일푼으로 시작한 표고버섯 농장은 이제 연 매출액 2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경기 가평군 설악면. 맑은 공기와 수려한 경관으로 소문난 곳이다. 농장 직원들이 널찍한 마당에 펼쳐놓은 돗자리 위에 조심스럽게 표고버섯을 널고 있었다. 건조기가 아닌 햇빛으로 표고버섯을 건조시키는 과정이다. 김 대표가 자랑하는 ‘해표고’가 만들어지는 현장이었다. 해표고는 김 대표가 지난 2005년 특허청에 등록한 브랜드다.

해맑은 표정의 김 대표가 입을 열었다.

“해표고를 만드는 일은 손이 엄청나게 많이 가는 일입니다. 게다가 고객들이 진짜 햇빛에서 말렸다는 것을 믿어주지 않으면 헛일이 될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이렇게 매출이 늘어나게 된 이유는 역시 고객들의 믿음 덕분이다. 그는 “먹을거리 만큼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많은 시장도 없다”고 말한다. 김 대표의 또 다른 성공 비결은 ‘여성’이라는 점이다.

“요즘은 여자들도 직장생활을 많이 하는 세상입니다. 뭐든 빠르고 쉽게 먹을 수 있는 게 중요해요. 또 보관상의 편의와 건강도 많이 따지죠. 이런 점을 감안해 생표고보다는 1차 가공까지 더해 건표고를 직접 만들어 파는 게 더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얇게 썰어 햇빛에서 말린 ‘슬라이스 해표고’와 해표고를 곱게 갈아 만든 ‘표고버섯분말’ 등은 이렇게 해서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여기에 자녀들에게 먹이고 싶은 버섯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더해졌다. 김 대표는 지난 1998년부터 무농약 재배를 시도했다. 2003년 3월 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무농약 인증을 받았다. 정부의 영농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부지런히 서울까지 달려가 사업계획을 브리핑하기도 했다.

“지금의 요나농산 로고는 2002년 산업자원부의 기업이미지(CI) 사업에 선정되면서 얻은 겁니다. 밤을 새워서 사업내용을 정리하고 사업계획서를 만드는 일이 힘들었지만 깔끔한 로고를 보니 뿌듯하더군요.”

상품화를 시작하면서 효과가 뒤따랐다. 다른 농산물들은 급변하는 시장의 영향을 받았지만 김 대표의 표고버섯 제품들은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다.

“표고버섯이 홍수 출하될 때는 7만~8만원짜리가 고작 2만~3만원에 팔리는 경우도 많았어요. 최소한 노력을 들인 만큼의 가격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가격이 떨어지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상품화를 한 이후 가장 좋은 점은 시장의 표고버섯 가격 등락과는 상관 없이 계획된 재배가 가능하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는 “현재 표고버섯 1년 매출액 중 70%는 기업의 명절 선물용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제가 이렇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저를 믿고 3~4년 이상 꾸준히 거래를 해주시는 기업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문화일보가 이끌어가는 ‘1사1촌운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요즘 자유무역협정(FTA)때문에 농민들 걱정이 많지만 위기는 또한 기회이기도 하지요.”

가평 =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