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전문가가 꼽은 10대 성공 포인트-②강원 홍천군 월운리
바보처럼1
2008. 7. 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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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1촌으로 FTA 넘는다> 현대車 ‘농촌 업그레이드’ 팔 걷었다 |
1부. 전문가가 꼽은 10대 성공 포인트-②강원 홍천군 월운리 |
이제교기자 jklee@munhwa.com |
“도요타 자연학교요? 에이…, 어디 우리가 그런 것이 가능할까요.”(남궁경원 월운리 이장) “호랑이를 그리려고 하다보면 망쳐도 최소한 고양이입니다.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우고 큰 그림을 품으세요. 그래야 농촌이 살고 월운리가 풍요로워집니다.”(민승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현대자동차도 1사1촌 이웃인 월운리를 적극적으로 돕는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 (이영복 현대차 이사) 지난 18일 강원 홍천군 동면 월운리. 빗방울 속에 삼밭 들녘에 선 세 사람의 대화가 사뭇 진지했다. 남궁경원 이장, 민승규 연구원 그리고 이영복 이사다. ‘벤처농업 전도사’, ‘부자농민 제조기’로 불리는 민승규(46) 연구원과 함께 현대차 직원들이 1사1촌 결연마을 농촌일손돕기 봉사현장을 찾았다. 현대차 직원들은 빗방울이 떨어질세라 부지런히 손을 놀렸다. 2000평 삼밭에 투입된 봉사인원은 14명. 직원들과 함께 묵묵히 일하던 삼밭주인 박경수(53)씨와 이영복 이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 일도 좋지만 이렇게 아무 대화도 없으면 어떻게 합니까. 주변에서 함께 일하며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셔야지요. 그것이 1사1촌이고 도농교류입니다.” 민 연구원이 거침없이 ‘호통(?)’을 친다. 순간 땅의 열기에 인삼의 양기가 겹쳐 삼밭 안이 후텁지근했다. 금세 목덜미가 후줄근하게 젖었다. 민 연구원이 직접 삼밭 안으로 들어갔다. 삼밭 한쪽 끝으로는 맑은 시냇물이 돌아 나갔다. “이 마을은 자연환경이 너무 좋네요. 주변에 공해시설도 없고요. 고속도로가 보이지만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기도 합니다.” 1사1촌 성공사례의 요건을 두루 갖췄다는 분석이다. 그는 “무엇보다 현대차라는 든든한 기업과 1사1촌 인연을 맺었다는 게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월운리를 에워싼 해발 930m 오음산도 활용도가 크다. 숲속 펜션은 물론 산림욕장, 산나물 체험장 등으로 이용가치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월운리와의 1사1촌 교류는 안착단계다. 지난 2005년 8월 1사1촌 결연 이후 활발한 상호교류를 펼쳐왔다. 농번기 일손돕기부터 농산물 직거래, 월운리 주민 현대차 공장 견학 등 교류가 이어졌다. 현대차는 현재 1사1촌 교류 활성화를 위한 ‘1사1촌 업그레이드 전략’을 수립중이다. “1사1촌에서 가장 많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 아이템입니다. 농촌일손돕기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현대차가 업그레이드 전략을 짜고 있다고 하지만 월운리 주민들이 먼저 나서야 합니다. 현대차를 감동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으십시오.” 현대차 직원들과 모내기를 하던 월운리 주민들이 하나 둘 고개를 끄덕였다. 민 연구원은 농산물 직거래때 ‘월운리 주민들이 현대차 직원들을 위해 특별히 재배했습니다’라는 문구를 농산물 포장에 붙이도록 조언했다. 농촌마을도 하나의 경영단위인 만큼 ‘감동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민 연구원은 즉석에서 ‘월운리(月雲里)’를 ‘구름달 마을’로 불렀다. 도시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일종의 브랜드 전략. 녹색농촌체험마을, 산촌체험마을 등 정부지원도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한국을 대표하는 제조업체의 1사1촌 마을답게 ‘현대차 자연학교’같은 마스터 플랜을 세우도록 조언했다. 그는 “구름달 마을은 ‘한국판 도요타 자연학교’같은 거대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며 “5년만 지나면 전국의 청소년들이 모두 한 번은 가보고 싶은 농촌관광-자연체험의 명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천 = 이제교기자 jklee@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