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⑩꿀벌 키우며 年6000만원 매출 정용자 씨
바보처럼1
2008. 7. 7.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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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1촌 운동> “근면·느긋한 자세 겸비해야” 판로 개척하며 브랜드 정착 |
⑩꿀벌 키우며 年6000만원 매출 정용자 씨 |
방승배기자 bsb@munhwa.com |
“떼돈을 벌지는 못해도 꿀벌들과 함께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 가장 행복해요.”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 야트막한 야산 아래에서 양봉을 하는 정용자(51)씨의 얼굴에는 삶의 여유를 아는 사람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편안함이 느껴졌다. 인근 광릉수목원에서 불어오는 자연바람을 맞고, 자식같이 애지중지하는 꿀벌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그는 말한다. 양봉농업을 잘하려면 부지런함과 경제 마인드 외에도 ‘느긋한 품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정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정용자 벌꿀’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벌꿀 브랜드로 꿀벌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꽤나 이름이 알려져 있다. 25일 오후 밀원수(蜜原樹)인 허깨나무로 둘러싸인 1100㎡ 규모의 양봉장에 들어서자 2층으로 쌓은 누런 벌통들이 가지런히 늘어서 있고, 윙윙거리는 꿀벌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우리집 머슴이에요.” 정 사장이 남편 임창운(56)씨를 장난 섞인 말로 소개했다. 부부는 26년간 벌꿀을 만들어온 동반자다. 결혼 초창기 사업에 실패하고 남편마저 건강이 좋지 않았을 때 우연히 이웃집 할아버지가 가르쳐준 양봉기술이 ‘평생의 업(業)’이 됐단다. 1989년과 91년에 벌이 모두 죽어 큰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쓰러지지 않고, 현재의‘정용자 벌꿀’을 만들어낸 것이다. 양봉장 옆을 병풍처럼 막고 서 있는 아카시아나무숲으로 꿀벌들이 일제히 날아 붙는 장면은 장관이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아카시아가 말라죽는 황화현상때문에 참 힘들었는데, 올해 다시 아카시아가 저렇게 살아나네요.” 부부는 아카시아나무를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와 전년도에 양봉인들이 힘들었던 것도 중부지방에 퍼진 황화현상 때문이었다. “자연 벌꿀제품은 공산품이 아니어서, 뭔가 잘못되면 1년을 기다려야 해요. 그게 가장 큰 어려움이죠. 그래서 조급한 마음을 가져서는 안되지요.” 정용자 벌꿀은 ‘벚꽃꿀’‘밤꿀’‘아카시아꿀’로 구성돼 있는데, 이런 3종의 꿀을 채취하기 위해 북한산국립공원과 경북 구미, 강화도까지 찾아 다녔다. 정씨가 양봉인으로 주목 받는 것은 품질 좋은 벌꿀을 만든다는 점 이외에도 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매장은 물론 인터넷으로도 직접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는 점이다. 품질 좋은 꿀을 생산하는 노하우를 묻자, 그는 “서둘러서 조급하게 꿀을 뜨는 것이 아니라, 효소가 많아질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씨 부부가 20년 넘게 하루도 빼먹지 않고 써온 ‘양봉일지’는 재산목록 1호다. 20년 양봉농업의 노하우가 여기에 다 기록돼 있다. 금융기관에서 양봉일지만 보고 대출을 해준 적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올해 6000만원 가량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정씨는 내년에는 8000만~1억원의 매출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정씨의 목표는 영업 외에도 양봉장을 자연체험학습장으로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는 것이란다. 남양주 = 방승배기자 기사 게재 일자 2007-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