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⑪ ‘덕산 수박’으로 연매출 8000만원 박세철 씨
바보처럼1
2008. 7. 7.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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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 ‘덕산 수박’으로 연매출 8000만원 박세철 씨 |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
“농민이 농사를 잘 지으려면 무조건 열심히 배워야 합니다. 열심히 교육받고 농사 실패하는 사람 한 번도 보지 못했어요.” 충북의 ‘젊은 농민’ 박세철(37)씨는 10년 전 귀농한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교육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여파로 서울에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뒤 농사를 지으면서 갖게 된 박씨의 철학이다. 지난 1일 오후 달기로 유명한 ‘덕산수박’으로 한해 매출 8000만원을 올리는 박씨를 찾아 충북 진천군 덕산면 합목리 수박 비닐하우스를 찾았다. “첫 해부터 4년간 경매시장에 나가면 항상 제 수박이 품질로 1등을 했어요. 서울 직장을 그만두고 아버지가 계신 이곳으로 내려와 농사를 시작했지만 만족스러웠어요.” 박씨가 ‘농사’라는 새 사업에 연착륙할 수 있었던 것은 ‘초심자의 행운’ 덕이었다. 농사를 전혀 짓지 않던 땅에서 처음 수박을 키우다 보니 땅의 힘으로 쑥쑥 자랐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박씨의 노력이 함께 했다. 종묘회사 등에서 여는 교육과정도 보이는 대로 다 참여하면서 토양관리에서 수확, 판매단계의 전 과정에 대해 배웠고, 마을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농사의 노하우를 익혀나갔다. 박씨가 배움의 힘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런 경험 때문만은 아니었다. 5년째 농사를 짓다 보니 타성에 빠졌고 배움의 힘을 간과하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잘 모르니까 교육 받은대로 성실하게 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흙에서 영양이 빠졌고 교육으로 이 부분을 메워넣었어야 했는데 자만심 때문에 열심히 배우지 않은 거죠.” 4년간 수박을 키워줬던 땅의 힘은 온데간데 없었다. 성실하게 배운대로 일하는 자세도 어느샌가 없어지면서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것도 이제는 더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2년간 고생만 하다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친환경 농법을 시작했죠.” 친환경 수박을 위해 무농약 농법을 썼지만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갔다. 수박이 병해충을 견디지 못해 인체에 무해한 약을 쓰는 데 일반 농약에 비해 40배 가까운 비용이 들었다. 대형마트에서 무농약 수박이 일반수박에 비해 1.8배 정도의 가격에 팔리고 있는 것과는 달리 경매가도 일반수박과 차이가 없어 수익성이 떨어졌다. 그래서 저농약 농법으로 키우기 시작했고 1년간의 고생 끝에 다시 수박 매출은 늘기 시작했다. “10년 전 저와 함께 회사를 다니며 일했던 동료들의 지금 상황과 저를 비교하면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7~8월 수박철에는 쉴 틈도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일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즐겁습니다.” ‘후두둑…’ 이날 오후 5시쯤 갑자기 세찬 소나기가 내리면서 박씨의 비닐하우스를 두드렸다. 갑자기 분주해진 박씨가 수박에 물이 고이는지 확인하며 비닐하우스 12개동 사이로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수박이 생긴 것과는 달리 엄청 민감하거든요.” 박씨의 얼굴에 생기가 넘쳤다. 043-536-7257 진천 =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