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또 하나의 희망 ‘1교1촌’-①농촌을 느끼고 자연을 배운다
바보처럼1
2008. 7. 7.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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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1촌으로 FTA 넘는다> 농촌체험 하며 원어민에 영어 배워요 |
3부. 또 하나의 희망 ‘1교1촌’-①농촌을 느끼고 자연을 배운다 |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
“그린 라이트(green light), 레드 라이트(red light)!” 지난 8일 오후 강원 화천군 상서면 신대리 토고미마을. 마을 입구의 폐교를 리모델링해 마련한 ‘농촌체험장’은 영어단어를 외치는 어린이들의 목소리로 떠들석했다. 우리나라에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놀이의 ‘미국 버전’이다. 술래는 미국 마이애미 출신 영어 원어민 강사인 에밀리아노 자파타(27)씨. 내리던 비가 잠시 멈추자 아이들이 원어민 강사와 함께 강의실 바로 옆에 펼쳐진 잔디밭으로 우르르 뛰어나가 게임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사이 학생들 100명을 상대로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제2회 팜스테이(farm stay) 영어캠프의 한 장면이다. “팜스테이 영어캠프는 아이들과 원어민 강사가 함께 농촌의 자연환경 속에서 어우러지면서 자연스럽게 영어와 서양 문화를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영어캠프를 운영 중인 농협중앙회의 이종범 차장은 아이들과 강사들이 즐겁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학교와 농촌마을이 결연하는 ‘1교(校)1촌(村)’이 확산되면서 농촌마을이 미래 세대에게 우리 전통 문화와 자연환경의 소중함 등을 가르치는 살아있는 교육공간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특히 팜스테이 영어캠프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영어마을’과 ‘팜스테이’를 접목한 새로운 시험대로 평가되고 있다. 팜스테이 영어캠프는 기존의 영어캠프와 달리 강의시간뿐만 아니라 원어민 강사와 함께 농촌체험을 하면서 생활 속 영어를 배우는 게 특징. 이승민(10·서울 금천구 시흥2동)군은 “소에게 여물을 주면서 외국인 선생님에게 ‘피드(feed·먹이를 주다)’라는 단어를 배웠다”고 말했다. 야외에 농촌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놓은 강의실 덕분에 강의도 더 이상 지겹지 않다. 한 원어민 강사는 “다른 영어캠프에서 가르치다 보면 졸거나 지겨워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편안하고 재미있게 공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조강사로 활동 중인 정지윤(여·23·중앙대 영문과)씨는 “푸른 잔디밭 위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공부하는 것 자체가 매력 아니겠느냐”며 맞장구를 쳤다. 학생들은 캠프가 진행되는 동안 토고미마을의 친환경 농산물로만 만든 밥을 먹었다. 간식도 수박과 옥수수, 식혜 등만 제공해 인스턴트 식품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은 친환경 농업의 중요성과 우리 농산물의 소중함도 자연스레 배우게 된다. 마을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상당하다. 한상열 토고미마을 대표는 “팜스테이 영어캠프를 통해 우리 마을이 1년 동안 벌어들이는 전체 농외소득의 5% 수준인 2000만원을 4박5일 만에 벌었다”고 말했다.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캠프처럼 농촌이 교육의 장이 된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와 농촌마을 간 ‘1교1촌’을 확대해간다면 학생들과 마을 양쪽 모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천 =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