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또 하나의 희망 ‘1교1촌’-③농촌은 어린이 ‘건강지킴이’
바보처럼1
2008. 7. 7.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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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1촌으로 FTA 넘는다> “간지럽던 아토피 증세가 싹 가신 것 같아요” |
3부. 또 하나의 희망 ‘1교1촌’-③농촌은 어린이 ‘건강지킴이’ |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
지난 24일 충북 단양군 가곡면 어의곡2리 한드미마을. 마을 입구 바로 옆에 위치한 ‘다용도 마당’에는 20여명의 어린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부모들과 함께 뗏목을 만들고 있었다. 다용도마당 바로 옆에서 졸졸 흐르는 세밭 계곡물에 띄워 물놀이를 하기 위해서다.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 속에서 구한 잡목들을 노끈으로 꽁꽁 묶어나가자 어느새 그럴싸한 뗏목의 모습으로 변해갔다. 이날 한드미마을에서는 아토피에 시달리는 도시 어린이들을 위해 한국중부 발전과 환경재단이 마련한 ‘자연으로 떠나는 어린이 아토피 환경캠프’가 진행 중이었다. 22일부터 26일까지 4박5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캠프가 3일째를 맞았던 것. “이곳에서 재밌게 놀다보니 간지럽던 피부가 신기하게 싹 가신 것 같아요.” 정명훈(8·고양 율동초교 2년)군이 밝게 웃으며 말했다. 형 민섭(10)군도 농촌마을 자랑에 앞장섰다. “개울가에서 물놀이 하는 것도 재밌고요. 국수랑 옥수수랑 수박이랑 다 맛있어요.” 소백산 자락의 맑은 공기 속에서 마음껏 자연을 만끽하며 노는 아이들에게 아토피는 어느새 다른 세상 이야기가 됐다. 깨끗한 자연환경과 함께 한드미마을에서는 이곳에서 자라는 유기농 농산물로만 식단을 꾸리고 있다. 한드미마을의 특산물인 콩과 수수, 기장 등을 쌀과 섞어 잡곡밥을 차리고, 감자·깻잎·숙주나물 등으로 반찬을 마련했다. 인스턴트 식품에 파묻혀 도시에서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음식들이 이곳에서는 꿀맛이란다. 포도와 수박, 옥수수 등의 간식도 아이들에게는 별미다. “공기도 맑고, 음식도 깨끗해서 그런지 이곳에 온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 아이 아토피가 많이 나은 것 같아요.” 김미순(여·38·성남 중원구 은행동)씨가 아들 이동주(3)군의 팔을 보여주며 말했다. 환경재단이 마련한 아토피 캠프에 두번째 참가했다는 이종원(10·서울 역촌초교)군도 “시골 마을에 오면 음식이 맛있고 가려움도 줄어들어 즐겁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뛰어놀 때 부모들은 농촌의 자연환경 속에서 자라는 식물들로 아토피를 완화시켜주는 약물을 만드는 법에 대해 강의를 들었다. 이어 마을의 논두렁과 밭두렁에 나가 약초로 쓸 만한 식물들을 채집하고, 아토피 약물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도시 학교와 농촌마을이 결연하는 ‘1교(校)1촌(村) 운동’이 확산되면서 농촌마을이 공해에 찌든 도시 어린이들의 건강을 챙겨주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딸 홍나경(9·서울 광운초교 3년)양과 함께 이곳을 찾은 김민경(여·39)씨는 “이곳 생활이 만 이틀 밖에 되지 않았는데 딸 아이 피부가 벌써 보들보들해진 것 같다”며 “학교에서도 농촌마을과 연계해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뜨거운 돌무더기로 구운 옥수수를 맛있게 먹던 이영석(7·광명 도덕초교) 군도 “학교 친구들과 이런 곳에 자주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캠프에 아이, 부모, 프로그램 진행자 등 70여명이 찾아왔어요. 이들이 밥 한 끼에 5000원, 하루 숙박에 1인당 8000원을 내면서 생활하니 우리 농촌에는 큰 도움이 되지요. 1교1촌 교류가 이처럼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다면 언제든 대환영입니다.” 이 마을 정문천(49) 이장은 “도시 어린이들이 농촌마을을 교육의 공간으로 자주 찾게 되면 마을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흐뭇해했다. 단양 =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