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FTA, 기업이 함께합니다-⑧중진공의 농촌지원 솔선
바보처럼1
2008. 7. 8.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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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1촌으로 FTA 넘는다> ‘토종 먹을거리’ 소중함 몸으로 느껴 |
4부. FTA, 기업이 함께합니다-⑧중진공의 농촌지원 솔선 |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 |
“마을이 생긴 이래 가장 귀한 손님들이 왔어요.” 지난 10월23일 오전 10시 경남 고성군 영현면 해발 250m 분지의 영부마을. 가을 볕에 노랗게 익은 감나무로 둘러싸인 마을회관 주변이 갑자기 떠들썩해졌다. 서울·경남·부산·영남지역본부 소속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직원 40여명이 이 마을과 1사1촌 결연을 하고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달려온 것. 회관 앞 공터에는 갓 잡은 돼지를 삶고 있는 장작불이 기세 좋게 타오르며 축제분위기의 농심(農心)을 더욱 들뜨게 했다. 52가구, 88명이 거주하고 있는 이 마을의 정한조(65) 이장은 “물 맑고 볕 좋은 청정마을로, 쌀·밤·감·고추 등 품질 좋은 특산물을 갖고 있지만 오지인 탓에 판로 확보가 여의치 않았다”며 중진공 직원들을 반겼다. 마을 앞에 설치된 임시 판매장에는 맛깔스러운 찰흑미, 큰눈이쌀, 은행, 청결고춧가루, 청국장, 매실고추장, 벌꿀, 단감 등 주민들의 땀과 정성이 밴 농산물이 가득 선보였다. 감을 생산하는 백용현(48)씨는 “고성단감은 전국에서 알아준다”면서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하고 있는데 이런 점이 외부에 더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곧 이어진 조촐한 결연식. 중진공 직원들은 정 이장이 ‘중진공과의 우정을 나눌 사랑의 메신저’라며 감사의 뜻을 밝힌 새 컴퓨터 10대를 각 가정에 직접 설치해줬다. 이학렬(55) 고성군수는 “고성관내 262개 마을중 영부마을이 중진공과 1사1촌 결연을 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축하했다. 마을 주민들도 감사의 뜻을 담은 특산물을 중진공 직원들에게 전달하며 화답했다. 낫을 들고 벼베기 체험을 하며 구슬땀을 흘린 중진공 직원들은 곧바로 이 마을의 전통식품체험장인 ‘콩이랑 농원’에서 메주를 만들며 토종 먹을거리의 소중함을 몸으로 익혔다. ‘콩이랑 농원’은 순수 국산 콩과 전통제조방식을 이용해 된장, 간장, 메주, 청국장, 매실고추장을 만든다. 22년전 결혼해 이 마을에 자리잡았다는 이필분(여·47) 대표는 “우리 식탁이 유전자변형식품(GMO)이 섞인 수입식품에 점령당하는 것을 볼 수 없어 3년전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면서 “100% 국산콩과 무공해 암반수, 소금만을 이용해 어머니 손맛 그대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농산물시장 개방 확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농촌을 돕기 위해 중진공 직원들이 1사1촌 결연을 한 곳은 영부마을만이 아니다. 지난 10월19일에는 강원 화천군 흙이마을과 결연했으며, 9일에는 전북 진안군 금지마을과도 1사1촌 결연을 할 계획이다. 중진공 총무팀 이준구(31)씨는 “이렇게 1사1촌 결연을 하고 농촌을 직접 경험해보면서 앞으로 우리 중진공이 중소기업 지원 못지않게 한국 농촌 지원을 위해 할 일도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중진공 부산지역본부 김분자(여·34)씨는 “주민들이 직접 손과 발로 다지고 정성을 들여 메주를 만드는 것을 보고 우리 농산물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결연식과 봉사활동을 마친 중진공 직원들은 작업용 모자까지 벗어 마을 어르신들에게 전달한 후 오후 늦게 서울로, 부산으로 향했다. “조만간 다시 찾아뵙겠다”고 약속하며 차에 오르는 중진공 직원들의 얼굴에선 시장개방 풍랑 속에 흔들리는 한국 농촌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는 굳은 다짐이 느껴졌다. 고성 =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