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27)‘더덕란’으로 연매출 11억원 임종식 대표
바보처럼1
2008. 7. 8. 07:55
<1사1촌 운동-스타 농민> 특산품 더덕 닭에게 사료로 3배 비싼 고품질 계란 생산 |
(27)‘더덕란’으로 연매출 11억원 임종식 대표 |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
“남들과 다르지 않다면 남들보다 더 나아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덕 먹인 닭이 낳은 달걀인 ‘더덕란’을 만들어 판매하는 임종식(55) 벧엘농장 대표는 지금까지 자신이 걸어온 길을 이렇게 정리했다. 29일 강원 횡성군 횡성읍 청용리 벧엘농장에서 만난 임 대표는 “항상 ‘어떻게 하면 남들과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더덕란은 이런 고민의 결과다. 양계농 17년차인 임 대표의 연간 매출액은 무려 11억원이 넘는다. “양계농을 시작하고 6년쯤 지나면서 다른 사람과 똑같이 일해서는 발전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일반 계란의 가격을 유통상인이 좌지우지하고, 생산자는 전혀 힘이 없다는 점도 고민이었어요.” 그때 마침 횡성 지역이 한우와 더덕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그렇다면 횡성의 유명한 더덕을 닭에게 먹여보자”며 더덕을 분쇄해 말린 뒤에 사료와 섞어 닭 30마리에게 먹여봤다. “더덕을 먹인 지 15일쯤 지났을까요. 저는 눈을 의심했어요. 보통 30마리가 낳는 알은 하루에 24개 정도인데 어느샌가 27~30개씩 낳기 시작하는 거예요. 너무 신기해서 성분 분석을 해봤더니 계란에서 더덕의 사포닌 성분까지 나오더라고요.” 임 대표는 자신이 만든 더덕 사료에 특허를 내고, 더덕란으로 상표등록도 했다. 한발 더 나아가 더덕란의 품질 유지를 위해 선별작업을 철저히 했다. 임 대표가 산란용으로 키우는 닭 4만마리 중 1만마리가 더덕란을 낳고 있는데 여기서도 20~30%는 더덕란 상표가 붙지 않는다. 그냥 독특한 계란이 아닌 품질 좋은 고급 계란을 만들고 싶은 임 대표의 고집스러움과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덕란은 일반 계란보다 3배 정도 비싼데 품질이 당연히 그 값어치를 할 수 있어야지요. 게다가 많은 주부 고객들이 아이들 먹이려고 이런 고급란을 구입하거든요. 아이들 먹는 음식인 만큼 최상품을 만들어야죠.” 차별화된 생각과 원칙으로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수입은 자연스레 늘기 시작했다. 또 온라인 홈페이지(http://eggcool.com)를 통한 직거래 비중이 조금씩 늘면서 수익이 배로 뛰었다. 물론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양계장을 처음 시작한 1991~1993년에는 매년 악재에 시달렸다. 91년에는 계란값이 곤두박질쳤고, 92년에는 판매대금으로 받은 1000만원짜리 어음이 부도가 났다. 그리고 93년에는 원인 모를 화재로 3000만원을 손해봤다. 이어 매년 재투자를 거듭하다 보니 식구들 생활비 마련하기도 빠듯했다. 임 대표는 요즘들어 또하나의 일을 벌이기 시작했다. 차별화 전략의 하나로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추진 중인 것. 닭이 마시는 물을 위해 음이온 용존산소 정수기도 설치했다. “식구들이 이제는 편히 살자고 타박하기도 하지만 어떡합니까. 더 좋은 계란을 만들고 싶은 걸요.” 임 대표의 환한 웃음에 자부심이 한껏 묻어났다. 033-343-8030 횡성 =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