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FTA, 기업이 함께합니다-(15)산업은행의 ‘농촌체험 캠프’
바보처럼1
2008. 7. 8. 08:05
<1사1촌으로 FTA 넘는다> 철새와 함께 ‘아름다운 都農 상생’ |
4부. FTA, 기업이 함께합니다-(15)산업은행의 ‘농촌체험 캠프’ |
박수진기자 sujininvan@munhwa.com |
“우와~ 드디어 난다!” 지난해 12월22일 오전 7시30분 강원 철원군 동송읍 양지마을 저수지 앞. 수면 위를 새까맣게 물들이며 떠있던 5만여마리의 철새떼가 일제히 비상하자, 여기저기서 ‘우와~’ 하는 탄성이 터져나온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섭씨 영하 6~7도의 추위에 딱딱하게 굳어졌던 어린이들의 표정이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밝아진다. “철원에서 볼 수 있는 새는 350여종이나 돼요. 큰기러기, 큰고니,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쇠오리 등을 모두 이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최종수(41) 양지마을 사무장의 설명에 아이들은 신기한 듯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수만마리의 철새떼가 한꺼번에 아침 하늘을 가로지르며 날아오르는 장관을 놓칠세라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의 셔터를 연방 눌러댄다. 산업은행이 임직원 자녀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1박2일의 ‘철새탐조 및 농촌체험 캠프’둘째날. 캠프장소인 양지마을은 산업은행이 지난 2004년부터 1사1촌 결연의 정을 이어오고 있는 곳이다. 이번 캠프에 참여한 36명의 초등학생들은 양지마을이 운영하는 두루미펜션에서 잠을 잔 뒤, 마을 주민들과 어울려 철새탐조와 농촌체험활동을 하며 값진 경험을 만끽했다. 이날 오후 아이들은 미리 받은 망원경을 목에 걸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가 천천히 움직이는 가운데, 최 사무장이 아이들에게 두루미를 보여주며 “4마리가 함께 가죠? 두루미들은 보통 가족단위로 다닙니다”라고 설명했다. 순간, 버스 뒤편에서 한 어린이가 흥분한 목소리로 “오른쪽에는 두루미 7마리가 같이 있어요!”라고 외쳤다. 버스 안에 있던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오른편 논두렁에서 낱알을 먹고 있던 두루미 가족에게로 쏠리고 저마다 가지고 있던 망원경으로 두루미를 관찰하기에 바쁜 모습이었다. 아이들은 직접 논으로 들어가 철새에게 먹이를 나눠주기도 했다. 이희정(11·서울 신서초교 5년)양은 “두루미가 정말 예쁘다”며 옥수수와 쌀을 섞은 먹이를 정성스럽게 논에 뿌렸다. 민간인출입통제선 북쪽에 위치한 양지마을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청정지역으로 유명하다. 천연기념물인 두루미를 비롯한 각종 철새와 독수리를 볼 수 있어 마을을 찾는 도시민들도 상당하다. 산업은행은 지난 2004년 8월 양지마을과 1사1촌 결연한 뒤 그 이듬해부터 산업은행 임직원과 고객 자녀들을 대상으로 어린이 캠프를 마련해오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자연과 농촌 체험의 기회를 주고, 결연마을엔 농촌시설 활용으로 소득증대에도 기여하면서 모범적인 도농상생 교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업은행은 매년 겨울 철새탐조 캠프를 개최하는 것 외에 여름에는 경제캠프를 마련해 금융교육과 함께 래프팅, 허수아비 만들기, 메뚜기 잡기 등의 농촌체험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 역시 21일 밤 깡통에 숯불을 담아 쥐불놀이도 하고, 모닥불에 가래떡과 고구마도 구워 먹으며 농촌의 정취를 만끽했다. 캠프에 참가한 김대현(11·경기 안곡초교 5년)군은 “저수지 근처 언덕에서 쉬고 있던 독수리를 본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으며, 정재준(11·서울 잠원초교 5년)군은 “망원경도 받고 새들에게 먹이를 직접 줘보니 모든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규식 산업은행 윤리경영팀장은 “농촌지역시설과 자연환경을 활용한 교류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1사1촌 결연주민 서울초청행사, 농특산물 구매, 마을시설 활용 증대 등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철원 = 박수진기자 sujininvan@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