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해외로 수출되는 1사1촌-②중국

바보처럼1 2008. 7. 8. 08:16
<1사1촌으로 FTA 넘는다>
中 농촌문제 해결책으로 부상
6부. 해외로 수출되는 1사1촌-②중국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지난 21일(현지시간) 중국 허베이(河北)성 위텐(玉田)현 린난창(林南倉)진2촌에서 마을 주민들이 중국 ‘1심1촌운동’의 원조인 ‘1사1촌운동’을 펼치고 있는 문화일보 기자의 마을 방문을 반기며 ‘양거(秧歌)’라는 축하공연을 벌이고 있다. 베이징 = 음성원기자
지난 21일 낮 12시30분(현지시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동쪽으로 120㎞ 떨어진 허베이(河北)성 위톈(玉田)현의 농촌마을인 린난창(林南倉)진2촌 마을회관 앞에 도착하자 얼굴에 흰색과 빨간색으로 분칠을 한 농민 20여명이 곱게 차려입고 형형색색의 긴 소매를 나풀거리며 흥겨운 춤을 추기 시작했다.‘1사1촌(1社1村)운동’의 나라 한국에서 중국의 ‘1심1촌(一心一村)운동’을 취재하러 온 기자를 위해 손수 마련한 중국 북방 농촌 특유의 민간 희가극(喜歌劇)인 양거(秧歌) 공연이다.

나팔소리와 징소리가 흥겹게 어우러진 축하공연이 10여분간 이어지더니, 마을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건강하시고 사업도 발전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외치며 마무리했다.

기자를 안내하던 촌장 왕원보(王文波·49)씨는 “오늘은 정월대보름이라 양거 공연을 준비 중이었는데, 마침 마을을 이렇게 활력있게 만들어준 1심1촌운동의 원조인 1사1촌의 나라에서 기자가 찾아온다는 소식에 즉석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1심1촌운동이 중국의 대표적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농업·농촌·농민 등 이른바 ‘3농(農)문제’ 해결을 위한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도시와 농촌 간 소득격차로 인한 사회불안을 가장 경계하면서 ‘신농촌 건설’을 주요 정책으로 삼고 있다. 이에 발맞춰 중국삼성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시작된 1심1촌운동은 현재 중국 전역 43개 마을이 참가하면서 빠른 속도로 중국 내에 자리를 잡고 있다.

1심1촌운동이 중국 사회에서 탄탄하게 뿌리를 내리게 된 배경은 정부나 기업 주도의 일방적 지원에서 벗어나 농민 스스로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을 줬다는 데 있다. 린난창진 마을에서 1심1촌운동의 첫 단추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서 시작됐다. 마을주민 왕짜이양(王在洋·73)씨는 “마을과 기업이 함께 어울리고, 일하면서 기업의 마인드가 마을 주민들에게 자연스럽게 퍼졌다”면서 “마을이 조금씩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주민들은 함께 노력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1심1촌운동이 진행된 지난 2년 동안 마을주민들과 기업은 함께 절반씩의 예산을 갹출해 소학교와 유아원을 새로 만들었다.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 6대가 들어선 PC방과 도서실, 수세식 화장실 등도 마을에 새로 들어섰다. 자동차가 지나지 못하던 마을 길도 시멘트로 깨끗하게 포장됐다.

외연 개선을 통해 주민들이 자극을 받은 가운데 ‘농촌마을과 기업이 교류를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한다’는 1사1촌운동 특유의 정신이 봉사활동 내내 마을 주민들에게 전달되면서 농민 스스로도 활력을 갖게 됐다. 리전푸(李振福·여·65)씨는 “원래 마을에서는 주민들끼리 함께 청소도 한 적이 없을 정도였다”면서 “그러나 도시의 기업에서 파견나온 직원들과 함께 쓰레기 소각장도 건설하고, 옥수수 수확도 함께 하면서 1심1촌운동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1심1촌운동으로 이 마을에 새롭게 탄생한 유아원의 원장 류전샤(劉振霞·여·52)씨는 “한국에서 전해준 1심1촌운동 덕택에 마을에 어린이들의 아름다운 낙원을 세울 수 있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베이징(北京) =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