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경기 이천시 ‘우리꽃’ 농장 박 공 영 대표

바보처럼1 2008. 7. 8. 08:31
<1사1촌 운동-스타 농민>
알록달록 ‘들꽃 세상’ 年20억 매출도 ‘활짝’
경기 이천시 ‘우리꽃’ 농장 박 공 영 대표
박영출기자 equality@munhwa.com

박공영 ‘우리꽃’ 대표가 10일 오후 경기 이천시 모가면의 농장에서 자신이 개발한 ‘상록잔디패랭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천 = 박영출기자
10일 오후 경기 이천시 모가면 송곡리 들판에 자리잡은 ‘우리꽃’ 농장에는 온갖 들꽃이 가득했다. 찔레꽃·패랭이·꽃창포·옥잠화 등 각종 들꽃이 봉오리를 터뜨리기 직전이었고, 농장 한쪽에서는 할미꽃이 봄 햇살에 졸고 있었다. 빨강·분홍·연두·보랏빛 꽃으로 수놓인 3만여㎡의 농장은 말 그대로 ‘꽃대궐’이었다.

“눈에 익은 꽃들이 많죠. 대부분 우리의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꽃들이에요.” 박공영(41) ‘우리꽃’ 대표가 애완동물 안듯이 패랭이 모종을 들어 뿌리를 매만져 주었다. 그는 “원종은 들꽃이지만 개량을 거친 품종이 많다”며 “우리 농장에 있는 꽃들은 대부분 색깔이 예쁘고, 꽃 피는 기간이 길다”고 소개했다. ‘우리꽃’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품종은 1500여종. 이 가운데 500여종이 주로 판매된다. 자체 개발한 야생화 품종이 200여종이고, 나머지는 순수 들꽃이거나 외국에서 들여온 품종이다. ‘상록잔디패랭이’는 봄부터 가을까지 붉은 꽃이 피고, ‘눈붉은찔레’는 연간 20m나 자라는 특성이 있어 고속도로와 아파트 절개지를 덮을 때 안성맞춤이다.

박 대표는 “‘우리꽃’에서 생산한 종자와 모종은 주로 골프장과 전원주택, 공원, 도로를 단장하는 데 쓰인다”며 “주문이 많아 늘 공급이 달릴 정도”라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우리꽃’은 지난해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야생화에 대한 박 대표의 관심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됐다. 경남 산청 시골에서 자라며 들꽃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대학에서 농업생물학을 전공했고, 야생화에 관해 쓴 졸업논문은 그해 논문대상을 수상했을 정도다. 그는 졸업과 함께 1992년 11월 서울종묘에 입사했다. 하지만 97년 스위스의 다국적 기업인 노바티스가 이를 인수하자 2년 뒤 귀농을 결심하고 사표를 냈다.

“먼저 중국에서 회사를 차렸어요. 백두산 인근에 26만여㎡를 임차해 야생화를 재배했습니다. 중국은 무엇보다 인건비가 싸고, 백두산 야생화는 우리나라와 원종이 같았기 때문이죠.”

국내에 ‘우리꽃’이 설립된 것은 2000년 4월. 중국에서 채취한 야생화 종자와 모종을 판매해 설립 첫해에 4억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금은 이천과 전남 해남에 농장을 두고, 경기 포천에는 6만여㎡에 달하는 야생화 식물원도 갖추고 있다. 올해는 오는 18일 개장한다. 또 중국 산둥(山東)성에도 56만여㎡에 달하는 식물원을 조성중이며 올 6월쯤 문을 열 계획이다. 국내 화훼업계가 내년 국제품종보호제도(UPOV) 발효를 앞두고 초긴장 상태이지만 ‘우리꽃’은 걱정하지 않는다. 박 대표는 “다국적 종묘회사에 근무했기 때문에 외국 종묘업체의 전략을 잘 알고 있다”며 “이미 외국 품종을 대체할 수 있는 유사품종을 개발해 놓았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꿈은 들꽃으로 세계를 제패하는 것이다. 그는 “유럽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 반면에 중국시장은 개발붐과 함께 급팽창하고, 일본시장은 고급품종을 중심으로 수요가 많다”며 “한국은 세계시장을 제패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02-3412-1281

이천 = 박영출기자 equality@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