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경북 칠곡군 송광매원 대표 서 명 선 씨
바보처럼1
2008. 7. 8. 08:44
<1사1촌 운동-스타 농민> “잘 키운 매실 하나로 1석 5조 수익 맛보죠” |
경북 칠곡군 송광매원 대표 서 명 선 씨 |
김석기자 suk@munhwa.com |
경북 칠곡군 기산면 죽전리에 위치한 ‘송광매원’. 서울에서 차로 3시간 30분가량을 달려 내려간 이 농장은 여느 농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농장에는 매실나무가 심어진 농원만이 아니라, 현대화된 공장과 식당 및 숙박시설까지 갖춰져 있었다. 매실을 가공해 장아찌와 식초 등을 생산하는 공장도 누구나 관람이 가능한 개방형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서명선(52) 송광매원 대표는 18일 “아무리 농업이라도 단순히 1차 산업에 머물러서는 수익을 장담할 수 없다”며 “매실 재배와 가공뿐 아니라 농장내 식당, 직매장, 농장체험이라는 5가지 수익점을 구상하고 현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가 매실 농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0년. 일식당을 운영하던 서 대표는 매실이 가진 살균과 해독 작용에 눈을 뜨고 귀농을 결심했다. 하지만 초기 매실 재배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서 대표는 “추위에 약한 일본종이어서인지 경북지역에서는 제대로 재배가 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고민에 빠진 서 대표를 구원해준 것은 토종매실 박사로 불리던 권병탁 영남대 교수. 권 교수는 당시 전남 순천시 송광사에 있던 600년 묵은 매실나무에서 종자를 채취해와 대구·경북지방에 보급하는 운동을 40년째 벌이고 있었다. 권 교수로부터 토종매실에 대한 열정을 인정받은 서 대표는 2000년 농장 관리권과 재배법 등을 전수받았다. 서 대표는 재배면적이 8000㎡정도인 농장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없다고 보고 낙동강 연접 토지 등을 포함한 25만㎡의 제2농장을 조성하고 1만여 그루의 매화를 키웠다. 4년간 무농약 재배를 한 끝에 2005년 국내 최초로 무농약 품질 인증을 받는 등 농장경영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1차 산업인 농업을 현대화하기 위해 서 대표는 매실식품 개발과 가공방법, 유통개선, 농촌마을 조성 등 끊임없이 뛰어다녔다. 사업다각화의 성공에 힘입어 송광매원은 현재 연간 18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또 이 성공 덕에 송광매원은 2005년 중소기업청 인정 벤처기업, 과학기술처 인정 부설연구소로 등록됐다. 칠곡군 향토사업 육성을 위한 지역브랜드 기관으로도 선정돼 연구비 30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아울러 포항시, 청도군 등과 사계절 과메기, 미나리 농축액 공동개발에 들어가는 등 10여개 시·군과 함께 지역특산물 가공제품 개발을 하고 있다. 한국농업대학 현장교수로 매월 70여명의 농업인들에게 복합영농 교육을 벌이고 있는 서 대표는 “여기까지 오면서 너무 고생을 많이 해서 고생이라는 말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열정이라는 말을 사용한다”며 “모르면 배우면 되지만 열정이 식으면 아무것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현재 2농장을 매화농원과 바이오산업, 문화서비스가 결합된 생태테마파크로 업그레이드시키는 ‘비즈 로드 맵’을 추진 중이다. 또 경북 상주에 3농장을 조성하고 있다. 그는 “안전한 먹을거리 연구를 계속해 송광매원을 단순한 농장이 아닌 바이오 산업의 세계적인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칠곡 = 김석기자 suk@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