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37년 노하우 ‘채소재배 달인’ 오상환 환의농산 대표
바보처럼1
2008. 7. 28. 00:54
<스타 농민> “‘농가 3重苦’ 소품종 대량생산으로 넘는다” |
37년 노하우 ‘채소재배 달인’ 오상환 환의농산 대표 |
박민철기자 mindom@munhwa.com |
“37년간 채소 재배 ‘외길’을 걸어왔지만 요즘은 정말로 힘드네요. 그러나 소품종 대량 생산과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근 겪고 있는 고유가·물가 상승·농산물 가격 폭락 등 ‘3중고’를 반드시 이겨내겠습니다.” 무더운 여름에 화려하게 핀 보라색의 가지꽃들이 만발한 경기 안성시 양성면 덕봉리에 위치한 ‘환의농산’. 이곳에서 토마토·오이·가지 등을 재배하는 오상환(53) 대표의 표정에선 최근 위기를 맞은 국내 채소 농가의 절박함과 함께 단호한 의지가 교차하고 있었다. 24일 서울에서 승용차로 1시간 가량 달려가서 만난 오 대표는 올해말에는 유가 및 자재값 등의 상승으로 폐업농가가 속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난주 도매 시장에서 오이 100개 담긴 한상자의 경매 가격이 1500원까지 떨어져 눈물이 핑 돌았다”고 말했다. 오이 한상자당 운임비가 1000원, 상자값이 500원, 하차비·수수료까지 포함하면 3개월 동안 매일 10시간의 중노동을 한 결과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기때문이다. 3~4년 전 오이 한상자 가격이 1만~2만원대에서 올해는 10분의 1까지 떨어진 것이다. 환의농산은 매일 영농후계자 100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채소류 재배에 성공한 대표적인 곳이다. 이 곳은 1만6529㎡(5000평) 면적에 토마토, 오이, 가지 등 3가지 채소류를 재배하는 35개의 비닐하우스 등 주변 건물까지 포함할 경우 인근 농가 중에 최대 규모를 갖췄다. 오 대표는 1998년에 신지식인, 2000년 11월에는 농협에서 주는 새농민 수상자로 뽑힐 정도로 채소류 재배에는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19세때 안성에서 맨 손으로 채소 재배에 뛰어든 그는 한때 1억원 이상의 순수익을 거뒀을 정도로 뛰어난 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값싼 중국산 채소류가 밀려들고 고유가 여파까지 겹친 요즘에는 ‘적자를 면하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악전고투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악화된 환경 속에서도 그는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오 대표는 올해 오이가격의 폭락에도 불구, 3모작으로 재배하는 방울토마토 가격이 오르면서 손실폭을 줄일 수 있었다. 그는 모종을 하기 전에 전국 씨앗 판매소에 일일이 전화를 돌린다고 한다. 반응은 각각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향후 어떤 채소류가 부족할지 답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24가지 채소류를 재배한 경험을 바탕으로 매년 채소류의 생산량을 유동적으로 조절하면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알려줬다. 오 대표는 배추, 무, 감자, 파, 호박 등 국내에서 재배할 수 있는 24가지 채소류를 동시에 길렀지만 값싼 중국산 채소류가 밀려오면서 다품종 생산에 한계가 드러나 소품종으로 전환했다. 위기의 농가가 살아남으려면 카멜레온처럼 변화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란다. “아무리 수입산 채소가 밀려든다고 해도 우리 땅에서 자란 우리 채소만 한 게 있겠습니까. 도시인의 안전한 먹을거리를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죽을 때까지 고품질의 채소를 재배하는데 전력을 다할 겁니다.” 그의 표정에선 37년간 채소재배 외길을 걸어온 농부의 결의가 느껴졌다. 031-673-7760 안성 = 박민철기자 mindom@ 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