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쌀 고르기에서 밥짓기까지

바보처럼1 2008. 7. 28.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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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고르기에서 밥짓기까지

윤기나는 통통한 쌀 페트병 넣어 냉장보관 충분히 불린 뒤 취사

좋은 쌀은 알이 통통하고 크기가 균일하다. 윤기가 좔좔 흐르고 투명한 흰색을 띠고 있어야 좋은 쌀이다. 식구 수가 적거나 자주 밥을 지어 먹지 못하는 가정에서는 한번에 10일분 정도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소량 구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쌀은 오래될수록 수분이 날아간다. 이 쌀로 밥을 지으면 당연히 맛이 없다. 때문에 좋은 쌀을 구입하는 것보다 쌀의 ‘노화’를 최대한 늦출 수 있는 보관 방법이 밥맛을 좌우한다.

쌀은 어둡고 서늘하면서 통풍이 잘 되는 곳을 좋아한다. 습하면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비닐 봉투째로 놓는 경우가 많은데 온도에 쉽게 영향을 받고 주변의 냄새가 배이기 쉽다. 반드시 쌀통이나 밀폐용기에 담아 두어야 한다.

적당한 용기가 없을 때 가장 간편하고 오래, 최적 상태로 쌀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페트병을 이용하는 것이다. 페트병을 물기 없이 잘 말려 쌀을 넣고 뚜껑을 꽉 닫아 냉장고 야채실에 넣어 둔다. 저온 보관으로 쌀이 휴면상태에 접어들어 쌀의 질이 나빠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흔히 남은 쌀과 새 쌀을 섞어 두는데 쌀의 질을 떨어뜨리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묵은 쌀의 쌀겨가 새 쌀을 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사과를 넣어 두면 쌀알의 탱탱함이 유지되고 마른 고추, 마늘, 숯은 쌀벌레가 싫어한다. 쌀을 덜 때 물 묻는 그릇의 사용을 피한다. 물이 닿으면 쌀이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쌀을 씻을 때는 손이 빨라야 한다. 느긋하게 씻으면 쌀겨가 녹은 물이 쌀에 그대로 흡수돼 밥을 짓고 난 뒤 쌀겨의 씁쓸함이 남게 될 우려가 있다. 따뜻한 물로 씻을 때 쌀의 전분이 나오므로 반드시 찬물로 씻는다. 씻을 때는 힘을 주지 않고 살살 휘젓듯 해주는 것이 좋다.

쌀은 여름에는 약 30분 정도, 겨울에는 1시간 물에 불려야 수분이 충분히 흡수돼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다. 맞벌이 부부나 자취생들은 매번 밥을 지어 먹을 여유와 시간이 부족하다. 큰 맘 먹고 했던 밥이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밥솥 안에서 누렇게 떠가는 걸 봐야 했던 게 한 두번이 아니다. 한 번 지어 놓고 금방 지은 밥처럼 매일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갓 지어 고슬고슬한 밥을 1인분씩 랩이나 밀폐 용기에 포장해 냉동실에 넣는다. 밥의 수분이 날아 가지 않게 얼리는 것이다. 먹기 직전 실온이나 가스레인지에 녹이면 호화(糊化)상태가 유지된 찰진 밥을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08-07-17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