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우리는 매일매일

바보처럼1 2008. 9. 18. 12:32
  • 우리매일

    진 은 영

    흰 셔츠 윗주머니에
    버찌를 가득 넣고
    우리는 매일 넘어졌지

    높이 던진 푸른 토마토
    오후 다섯 시의 공중에서 붉게 익어
    흘러내린다

    우리는 너무 오래 생각했다
    틀린 것을 말하기 위해
    열쇠 잃은 흑단상자 속 어둠을 흔든다

    우리의 사계절
    시큼하게 잘린 네 조각 오렌지

    터지는 향기의 파이프 길게 빨려 우리는 매일매일

    ―신작시집 ‘우리는 매일매일’(문학과지성사)에서
    ▲1970년 대전 출생
    ▲2000년 계간 ‘문학과사회’로 등단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순수이성비판, 이성을 법정에 세우다’ 등
  •  
  • 기사입력 2008.08.29 (금) 19:27, 최종수정 2008.08.29 (금) 19:32
  •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