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속 삭 임

바보처럼1 2010. 3. 30. 03:59
  • 속삭임    
                                                   장석남

    솔방울 떨어져 구르는 소리

    가만 멈추는 소리

    담 모퉁이 돌아가며 바람들 내쫓는

    가랑잎 소리

    풋감이 떨어져 잠든 도야지를 깨우듯

    내 발등을 서늘히 만지고 가는

    먼,

    먼, 머언,

    속삭임들

    -개정판 시집 ‘젖은 눈’(문학동네, 2009년)에서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산문집 ‘물의 정거장’ 등

    ▲김수영 문학상, 현대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