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엔 진
바보처럼1
2010. 3. 30. 04:10
엔 진
- 이근화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피를 흘리고
귀여워지려고 해
최대한 귀엽고
무능력해지려고 해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지 않고
달려보려고 해
연통처럼 굴뚝처럼
늘어나는 감정을 위해
살아남기 위해
최대한 울어보려고 해
우리는 젖은 얼굴을
찰싹 때리며
강해지려고 해
―신작시집 ‘우리들의 진화’(문학과지성사)에서
▲1976년 서울 출생
▲200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칸트의 동물원’, 제4회 윤동주상 젊은작가상 부문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