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스타농민-9>가야곡 王酒’로 올 100억매출 기대

바보처럼1 2010. 3. 30. 15:58

<스타농민-9>
‘가야곡 王酒’로 올 100억매출 기대
저온숙성 통해 누룩냄새 없애 신세대 입맛 '점령'
차봉현기자 bhcha@munhwa.com
충남 논산시 가야곡면에 위치한 전통주 제조업체 ‘가야곡 왕주’를 이끌고 있는 이준연(34)씨는 왕주(王酒) 명인 남상란(여·57)씨의 둘째 아들이면서 왕주의 후계자다.

이씨는 어머니와 함께 조그마한 술 도가(都家) 수준의 전통주 ‘왕주’를 지난해 65억원 매출의 중소기업 규모로 성장시키면서 전통주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60년대부터 동동주막걸리 등을 생산하는 양조장을 했던 이씨 집안은 90년대 들어 토속주가 외면당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이때 어머니의 제안으로 빚기 시작한 것이 ‘왕주’. 왕주는 민씨 집안 대대로 빚어 마시던 곡주에다 조선 중엽때 성행했던 약주를 접목시켜 왕궁에 진상하던 궁중술로 어머니가 친정에서 전수했다.

95년 대학졸업 후 경영을 배우고 싶어 2년간 미국 유학길에 올랐었던 이씨는 97년부터 본격적으로 술 제조에 전념했다. 어머니로부터 전수한 기술 외에 인터넷을 통해 기초적인 술 제조법을 배웠고 발효학 책 50권을 독학으로 익혔다. 술병과 포장 디자인을 위해 전통유물박물관을 쫓아다니고 디자인책과 국립박물관 홈페이지를 뒤졌다. 어머니와 함께 벤처농업대학에도 다녔다.

그리고 개발한 것이 저온숙성과 급속냉각 여과법. 이 방법은 술을 빚어 숙성시킬 때 10도 이하에서 발효시키고 특수한 냉각 여과기를 이용해 불순물을 깨끗이 걸러낸다. 이 방법은 누룩 냄새를 싫어하는 젊은 세대의 입맛에 맞는데다 뒤끝도 깨끗하고 숙취도 없었다. 좋은 맛과 세련된 포장에 시장의 반응은 좋았고 유통망도 점차 확대됐다. 지난 2000년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회의때는 건배주로도 사용됐다. 용기를 얻은 이씨는 다양한 도수의 왕주와 가시오가피주·복분자주·동충하초주를 개발했고, 올 1월에는 산삼배양액으로 만든 저가의 산삼주까지 내놨다.

논산 슈퍼마켓에서 출발한 가야곡 왕주 판매망은 현재 대부분 백화점과 할인마트로 커졌고, 전국에 80여개 대리점이 구축돼있다. 외국인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일본에도 수출하는 왕주는 대부분 전통주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올해 총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씨는 “시장의 요구에 맞는 기술 개발에 힘쓰고 세련된 포장을 개발한 것이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라며 “자주 서울을 오가며 각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구한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차봉현기자 bhcha@




기사 게재 일자 2004-08-25 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