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스타농민-19>1130만평 논에서 年 248억 매출현대서산영농법인 윤석용대표

바보처럼1 2010. 3. 30. 16:13

<스타농민-19>
1130만평 논에서 年 248억 매출
현대서산영농법인 윤석용대표
차봉현기자 bhcha@munhwa.com
“품질, 가격면에서 수입쌀을 이길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쌀을 생산하겠습니다.”

현대건설 서산농장 영농사업소 부소장을 지내다가 지난 2000년말 직원 59명과 함께 ‘프로 농업인’으로 변신한 윤석용(50·사진)현대서산영농법인 대표는 한국 농업에 새 이정표를 써가고 있다.

그는 1000만평이 넘는 논에 비행기로 씨를 뿌리거나 병해충 방제에 나서고 폭 6m짜리 콤바인 29대와 트랙터 45대를 동원해 농사를 짓는다. 지난해 매출 248억원에 32억9000만원의 순이익을 올린 현대서산영농법인은 올해 평년보다 단위면적당 8~9%나 증가한 18만가마(1가마 80㎏)의 쌀을 수확했다. 순전히 벼 농사만으로 306억원의 매출을 예상하는 수준이다. 법인 소유 150만평의 논과 현대건설로부터 위탁받은 땅 등으로 간척지의 30%가 넘는 1130만평의 논에서 농사를 짓는다. 현재 직원 63명이 1인당 담당하는 논은 200만평에 가까운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영농법인이다.

윤대표가 영농법인을 설립한 것은 2000년 12월. 당시 유동성 위기에 몰린 현대건설은 서산간척지 일반매각을 추진했고 당시 현대건설 서산영농사업소 부소장이었던 그는 농장 직원들과 함께 졸지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83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서산간척지에 발령받아 방조제 물막이 공사와 농지조성, 시험재배를 하던 윤씨는 고민끝에 ‘차라리 영농법인을 차려 진짜 농민이 돼보자’고 마음먹었다. 윤씨는 “당시 청춘을 바쳐 만든 서산농장을 포기할 수 없었고, 기반시설이나 기계 등이 충분해 흑자낼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윤대표는 동료들을 하나하나 설득, 트랙터 기사에서 서울대 출신 연구원까지 현대건설 직원 59명을 모았고 이들이 갹출한 퇴직금 23억원으로 법인을 설립했다. 여기에 외부자금까지 끌어들여 99만평의 논을 매입, 대농으로 변신한 윤대표는 첫해부터 상당한 흑자를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회사 설립 2년만에 대출금 90억원을 상환했고 주변 땅도 조금씩 매입했다.

국내 최대의 철새도래지인 서산농장은 수천년간 퇴적된 토양자체가 유기물이 풍부한데다 밥맛을 좋게하는 무기질인 칼륨과 마그네슘 함량이 매우 높아 얼마든지 국내 유수의 명미(名米) 생산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윤대표는 “선진국형 기계화 영농으로 가격경쟁까지 가능한 만큼 앞으로 수입쌀과도 맞서 이길 수 있는 다양한 쌀브랜드와 특수미를 개발해 나가겠다”며 “우리도 쌀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차봉현기자




기사 게재 일자 2004-11-10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