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스타농민-25>전남 여수시 이화농장 양일영대표
바보처럼1
2010. 3. 30. 16:22
<스타농민-25> ‘매실꼬꼬’ 브랜드 닭 年12억 매출 |
전남 여수시 이화농장 양일영대표 |
차봉현기자 bhcha@munhwa.com |
“닭띠 해에 매실 먹인 닭으로 크게 성공하는 농민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전남 여수시에서 9만여마리의 닭을 키우고있는 이화농장 양일영(34) 대표의 지난해 매출은 12억원을 웃돈다. 서울 대형 백화점과 유기농산물 판매점을 통해 유통되는 그의 닭은 일반닭보다 2배 이상 비싸지만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이화농장 ‘고가 닭’의 비밀은 매실 발효 사료. 주류회사에서 매실주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를 구해 만든 사료는 양씨의 특허품이다. 매실사료를 먹인 닭은 가슴살이 퍽퍽하지 않고 냄새가 없는 게 특징. 매실이 소화기를 튼튼하게 만들기 때문에 부화 후 출하시기(29~30일)도 일반닭보다 5일 가량 빠르고, 면역력이 좋아 약값도 일반닭의 5분의 1 수준이다. 지난 96년 원광대 농대를 졸업한 양씨는 4만마리 규모인 아버지의 양계장을 이어받았다. 그리고 10년도 안돼 2배로 키웠다. 양씨는 “농업은 모두들 ‘희망이 없다’고 하지만 젊은 사람이 도전해볼만한 산업”이라며 “와이셔츠를 입고 회사생활을 하던 대학 친구들이 구조조정을 걱정하고 있는 요즘 농장은 닭 가공산업 진출을 준비할 정도로 성장세에 있다”고 말했다. 그의 양계장이 처음부터 잘된 것은 아니다. 양씨는 “사업 첫해 젊은 혈기에 닭을 정성스럽고 깨끗하게 키워 유통업체에 내놨는데 다른 닭과 값 차이가 없었다”며 “닭의 품질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값을 매기는데 적잖이 실망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보다 전문적인 닭 연구를 위해 대학원에 들어간 그는 일본 식품박람회 등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차별화된 기능성 닭이 비싼 값에 거래되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 국내에 돌아온 그는 대학원 친구들과 친환경 사료 개발에 나섰고, 원가가 싸고 찌꺼기를 얻기 쉬우면서도 닭 맛이 우수한 매실을 발효시켜 사료를 만들었다. 양씨는 내친 김에 매실사료 회사까지 설립했다. 매실사료를 먹인 닭이 시장에서 맛과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그의 농장은 성장을 거듭했다. 주변 농장들도 양씨를 따라 매실사료를 먹이기 시작했고 얼마안돼 양씨가 소속된 여수육계영농조합 11개 농가 모두 ‘매실 닭’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양씨는 아예 조합의 유통법인까지 설립해 ‘매실꼬꼬’라는 브랜드로 직접판매에 나섰고, 조합원들의 연매출은 100억원으로 뛰었다. 최근 소문이 나면서 돼지·한우 농장에서도 매실사료를 구입해 양씨의 사료회사까지 급성장하고 있다. 양씨는 “고급화, 차별화된 농산물을 만들어 경쟁력을 갖춘다면 우리 농민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봉현기자 bhcha@munhwa.com |
기사 게재 일자 2005-01-14 11: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