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한국벤처농업대학은…

바보처럼1 2010. 3. 30. 17:20

<사랑 그리고 희망 - 2009 대한민국 리포트>
한국벤처농업대학은…
졸업논문 대신 사업계획서 ‘스타 농민 산실’ 자리매김
한동철기자 hhandc@munhwa.com
지난 2001년 4월 충남 금산의 한 폐교에서 시작한 한국벤처농업대학은 한국 ‘스타농민의 산실’이다. 한국벤처농업대학이 배출한 스타 농민들이 한국 농업 벤처의 역사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한국벤처농업대학을 졸업한 대표적인 스타농민 중 한 명은 경남 진주 장생도라지의 이영춘 대표. 이 대표는 빚만 28억원이었던 공장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 하지만 나물로만 생각했던 도라지를 약재로 개발해 가공 수출하면서 연간 매출액이 100억원에 가까운 벤처 농업인이 됐다.

매실 가공식품의 인기를 주도한 전남 광양 청매실농원 홍쌍리 대표도 한국벤처농업대학 졸업생이다. 홍 대표의 청매실농원은 연간 150만명이 찾는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인삼초콜릿을 개발해 매달 억대의 매출을 올리는 본정초콜릿의 이종태 대표와 국내 최초로 금쌀을 만들어 수출한 부산 풍년농산의 나준순 대표도 빼놓을 수 없다.

7기 졸업생인 백낙종 코시바이오 대표는 “졸업생 중 억대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벤처 농업인이 수두룩하다”며 “농업을 블루오션 시장으로 만드는 학교”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스타농민의 산실이지만 시작은 미약했다. 2001년 당시 민승규(현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과 자원봉사자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한국벤처농업대학은 학교 건물이 없어 폐교에서 수업을 시작했다. 생산에만 급급하던 농업분야에 고객만족이라는 개념을 심고, 디지털 경제에 걸맞은 경영마케팅 능력을 불어넣어 벤처 농업인을 키우겠다는 의지였다.

교육 역시 벤처 농업인을 만드는 데 충실했다. 전국의 농민 가운데 가장 빨리 부자가 될 만한 학생을 뽑아 마케팅과 경영전략 등을 교육했고, 명함과 e메일이 없는 사람은 아예 입학을 시키지 않을 정도로 입학생 선발도 까다로웠다. 졸업논문도 사업계획서로 대체했다. 창업으로 이어지는 실전교육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폐교에서 시작한 지 10년이 안 돼 한국벤처농업대학은 농민의 희망으로 자리잡았다. 700여명의 졸업생 중 20여명이 농림부장관상을 받았고, 100명 이상의 농촌진흥청장상 수상자를 배출할 만큼 우수한 인재를 길러냈다. 최근에는 농업시장 확대를 위해 일본 농업인들과의 교류도 강화하는 등 한국 농업의 새로운 길을 앞장서서 개척하고 있다.

금산 = 한동철기자 hhandc@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9-05-20 1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