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촉(觸)

바보처럼1 2010. 3. 30. 17:40
  • 촉(觸) -박주택-

    하늘에 치솟는 바위
    하늘에 닿아 가르침이라도 줄 듯이
    일침이라도 놓을 듯이 직립으로
    벼리어 허공을 고누어보고 있는 바위
    분노, 저, 탱탱한 고요

    아버지에게 그런 때가 있었다

    저녁에게, 낮의 부른 배에게도
    소리 없이 떠다니는 물방울들에게도
    소리를 참은 때가 있었다

    바다의 치켜 부릅뜬 눈
    팽팽한 화살, 저 꼿꼿한 전체

    ―신작시집 ‘시간의 동공’(문학과지성사 펴냄)에서

    ▲1959년 충남 서산 출생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현대시 작품상·소월시문학상 수상, 경희대 국문과 교수
    ▲시집 ‘꿈의 이동건축’ ‘방랑은 얼마나 아픈 휴식인가’ ‘사막의 별 아래에서’ ‘카프카와 만나는 잠의 노래’, 평론집 ‘반성과 성찰’ ‘붉은 시간의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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