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한국근현대회화 100선] (中) 오늘부터 전시될 100점

바보처럼1 2014. 6. 28. 18:41

[한국근현대회화 100선] (中) 오늘부터 전시될 100점

두 번 모이기 힘든 작품들 조선일보 | 곽아람 기자 | 입력 2013.10.29 03:13 | 수정 2013.10.29 14:49

성실하면서도 무심한 순간에 일상은 반짝인다. 포대기로 아기를 둘러업은 아낙네가 절구질에 여념이 없다. 등 뒤의 아이, 커다란 절굿공이가 무거울 법하지만, 한마디 불평 없이 곡식 빻기에 몰두한다. 이 그림이 아름다운 것은 제 일에 충실한 여인의 묵묵함 덕분이다. '일상 예찬자' 박수근(朴壽根·1914~1965)의 '절구질하는 여인'(1954)이다.

29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는 '명화를 만나다―한국 근현대 회화 100선'전에는 박수근 작품 다섯 점이 나온다. 자신이 살던 창신동 골목 풍경을 그린 '골목안'(1950년대) '빨래터'(1954) '농악'(農樂·1962) '행인'(1964) 등이다.

↑ [조선일보]박수근이 훌륭한 것은 평범한 것들의 의미를 짚어내는 감각 덕분이다. 일상의 노동을 경건하게 치러내는 촌부(村婦), 박수근의 1954년 작 ‘절구질하는 여인’이다.

↑ [조선일보]

↑ [조선일보]

↑ [조선일보]

박수근의 거친 화면이 향토적 정취를 불러일으키는 데 반해 기자 출신 화가 이마동(李馬銅·1906~1981)의 '남자'(1931)는 지극히 도회적이다. 감색 양복에 갈색 롱 코트, 오른손은 주머니에 찔러넣고 왼손에 신문을 거머쥔 남자는 그 시대 '댄디'의 전형. 우수에 찬 듯한 프로필(옆모습)마저 멋스럽게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조선일보사가 함께 주최하는 이번 전시엔 '한국 인상주의의 선구자' 오지호(吳之湖·1905~1982)의 '남향집'(1939)도 소개된다. 인상주의의 토착화를 꿈꿨던 화가는 자신이 살던 개성 집의 오후를 맑고 밝은 색조로 그려냈다. 축대와 나무 그림자를 청보라색으로 표현한 이 그림은 최근 '근대문화재'로 지정됐다. 역시 근대문화재로 지정된 배운성(裵雲成·1900~1978)의 '가족도'(1930~1935)도 함께 소개된다. 화가가 자신의 후원자 가족을 그린 그림이다.

'금강산 화가' 소정(小亭) 변관식(卞寬植·1899~1976) 작품으로는 '내금강진주담(內金剛眞珠潭)'(1960) '내금강보덕굴(內金剛普德窟)'(1960) '외금강삼선암추색(外金剛三仙岩秋色)'(1959)을 포함한 다섯 점이 전시에 나온다.

▲관람은 10월 29일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관람료 성인 6000원, 초·중·고생 3000원, 부모 동반 초등학생 11월 29일까지 무료

(02) 318-5745

'역사'로 기록될 전시가 막을 올렸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분관에서 열리는 '명화를 만나다-한국근현대회화 100선'전이다. 28일 개막식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이중섭이 1953년경 그린 '소'(왼쪽)와 '황소'를 감상하고 있다./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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