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법률시장 빅뱅온다.

바보처럼1 2007. 4. 3. 21:08

[법률시장 빅뱅온다] “수임료 급등할것” “고용불안·이직 늘것”

법률시장 개방으로 공급(변호사)이 늘어 비용(수임료)이 낮아지리라는 관측을 내놓는 이도 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대부분 시장 개방의 여파로 오히려 수임료가 급등할 것을 우려한다. 시장이 개방되면 로펌 변호사들이 다른 로펌으로 이직을 하고 혹은 해고를 당하는 현상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로펌 변호사들이 이직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해고를 당하는 일은 극히 적었다.‘같은 로펌에서 일하면 한 가족’이라는 정서가 강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법무팀 정상식(변호사) 상무는 “사법시험 합격자가 1000명인 시대인데도 변호사의 수임료는 내려가지 않았다. 소송에서 이길 수 있는 변호사가 부르는 값이 바로 시장가가 되기 때문”이라면서 “법률시장에선 생각하는 것처럼 일반적인 경제원리가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파트너인 김갑유 변호사는 “앞으로 외국 로펌은 고액 연봉을 제시하면서 국내 변호사를 유혹할 것”이라면서 “국내 로펌은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연봉을 높일 수밖에 없고 자연히 변호사 수임료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먼저 시장을 개방했던 싱가포르·일본·영국·호주 등에서 변호사 수임료 급등 현상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김갑유 변호사는 “외국 로펌의 돈 유혹에 넘어가는 국내 변호사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실제로 우리나라와 법률체계가 비슷한 일본에서도 변호사들이 미국 로펌에 많이 들어갔다.”고 전했다. 하지만 외국 로펌에 고용된 변호사들은 상당한 고용불안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세종의 파트너인 김범수 변호사는 “미국 로펌에 고용됐다가 수익을 못 낸 많은 일본 변호사들이 결국 로펌에서 쫓겨났다. 외국 로펌과 제휴관계를 맺었다가 결국 파트너십이 깨진 일본 로펌이 적지 않다.”면서 “이는 싱가포르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법무법인 광장의 파트너인 김재훈 변호사는 “외국 로펌으로 갔던 변호사들은 정을 중시해 함부로 해고를 하지 않는 국내 로펌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희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한국에 첫 발을 내딛는 외국 로펌은 국내 변호사를 직접 고용하면서 중소 토종로펌과 합작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국내 대형 로펌은 외국 로펌과 경쟁을 벌이겠지만 중소 로펌은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는 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얘기다. 성균관대 법학과 김성용(변호사) 교수는 “국내 대형 로펌은 국내 중소 로펌을 합병하는 외국 로펌에 외국 기업 고객을 적지 않게 뺏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기사일자 : 2007-04-04    16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