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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소녀들

바보처럼1 2007. 4. 22. 23:20

<푸른 소녀들>

        Blue Girls

 

                 푸른 치맛자락 휘날리며

                 학교 탑 아래 잔디밭 건너

                 늙고 완고한 선생님들의

                 강의를 들으러 가라.

                 한 마디도 믿지는 말고.

흰 리본으로 그대들 윤나는 머리를 묶어라.

그리고 결말이 어찌 된다는 건 아예

생각지도 말라.

저 풀밭을 거닐고 하늘에서 지저귀는

푸른 새들처럼.

 

그대들의 아름다움을 뽐내거라, 푸른 소녀들이여

그 아름다움 사라지기 전에

그럼 나는 큰 소리로 선포하리라.

우리의 힘으론 붙잡지 못하는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이란 그렇게 깨지기 쉬운 것이니.

 

내 그대들께 실제 있는 얘기를 하나 들려 줄 수 있다.

내가 아는 어떤 부인의 입은 사납고

눈은 푸른 빛이 사라져 안개가 끼고

아름다운 것 하나 없이 퇴색해 버렸다ㅡ

하지만 얼마 전까지도 그녀는 그대들 누구보다도 아름다웠다.

 

 

*랜섬(John Ransom, 1888-1974): 미국의 시인,비평가. 이지적인 시를 써 현대 미국시단에 많은 영향을 준 뉴크리티시즘 운동의 중심 인물.시집으로<신에 관하여><한기와 열병>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