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것

와인의 모든 것,레이블

바보처럼1 2007. 4. 23. 09:48

[김석의 Let’s wine] 와인의 모든 것,레이블

이력서에는 한 사람이 살아온 배경과 경력 등 수많은 정보들이 담겨 있다. 와인에 있어 이력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와인의 레이블이다. 어떤 사람 혹은 어떤 회사가 만들었으며, 언제 만들었고, 어떤 포도로 만들었는지 등 그 와인에 대한 상세한 정보들을 알아낼 수 있다. 그만큼 와인을 이해하는 데 큰 부분을 차지하는 와인의 레이블이 초보자들에게는 큰 골칫거리로 통하기도 한다.

와인을 구입하러 사전 조사 없이 무작정 와인 숍에 들렀을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이 수많은 와인의 레이블이지만 암호 수준으로 느껴지는 레이블 앞에서 무력해지거나 겁을 먹게 된다. 이런 레이블들은 대체로 와인의 종주국인 프랑스를 비롯한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유럽(올드 월드)의 와인들이다. 대체로 뉴 월드라 불리는 신흥 와인강국, 이를테면 미국, 칠레, 호주, 아르헨티나 등의 레이블에는 시원시원하게 브랜드 이름, 제품에 쓰인 포도품종 등이 알아보기 쉽게 영어로 표기되어 있다.

이에 반해 유럽 와인의 레이블은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고 보수적이다.

뉴 월드나 올드 월드를 떠나 이것만 기억해두자. 생산자(혹은 브랜드), 포도 품종, 빈티지(포도 수확 연도). 이것들만 잘 읽어낼 수 있다면 암호 같은 레이블들 앞에 작아지는 자신의 모습과는 이별을 고해도 좋다.

와인의 레이블은 ‘보이지 않는 가치’들을 와인에 부여해 그 와인이 단순한 제품으로 머물지 않게 하는 것도 레이블이 지닌 또 하나의 힘이다.1945년부터 지금까지 앤디 워홀, 타피에스, 아르망 등의 세기의 예술가의 작품 이미지를 레이블에 새기고 있는 샤토 무통 로칠드가 그 전형적인 예다. 아르헨티나 고급 와인의 새로운 장을 연 ‘이스카이’는 이 와인을 만들어낸 두 명의 세계적인 거장의 서명과 그들의 테이스팅 노트가 레이블을 대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무대에서 인상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물론 레이블 한 장으로 그 와인의 모든 것이 파악되는 것은 아니지만, 레이블 한 장이 주는 개성과 깊이까지 얻게 된다면 그건 크나큰 기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주류수입협회 와인총괄 부회장 (금양인터내셔널 상무)

기사일자 : 200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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