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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세 가지 기쁨이 있다/피천득

바보처럼1 2007. 5. 3. 14:44

나에게는 세 가지 기쁨이 있다 / 피천득

나에게는 세 가지 기쁨이 있다.

첫째는 천하의 영재에게 학문을 이야기하는 기쁨이요,

둘째는 젊은이들과 늘 같이 즐김으로써 늙지 않는 기쁨이요,

셋째는 거짓말을 많이 아니하고도 살아 나갈 수 있는 기쁨이다.

이런 행복한 생활을 해오기에는 내조의 공이 큰 바 있다.

만약에 불행히 그가 사교성이 있는 여자였더라면 나는 아마도 대관이 되었을 것이요,

화려한 생활이 어떤 것인지 아는 영민한 여성이었더라면 내가 영어로 편지도 잘 쓰는 터이니

지금은 큰 무역상이 되었을 것이다.

10 년이라는 긴긴 세월을 더구나 한곳에서 훈장 노릇은 못하였을 것이다.

이번에 금반지를 타게 된 것이 어찌 오로지 부덕의 힘이 아니랴?

이 반지는 우리집 사람이 결혼 반지 삼아 끼고 다녀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