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스크랩] 고등학교 때, 패닉의 달팽이가 fm에서 흘러나왔다.

바보처럼1 2006. 3. 24. 02:40
뉴스제목: no title


이미지 제목 : 패닉
이미지 출처 : http://my.netian.com/~lovejuk/
이미지 크기 : 355 x 255 (22KB)
이미지 설명 : 촬영을 하는 패닉

원본 이미지 : http://my.netian.com/~lovejuk/pictures/panic03/pan3-009.jpg

(다음 검색 이용)

 

무어든 맘에 들면, 수집하길 좋아하는 나는, 돈이 없을 때에도 항상 돈을 들이지 않는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무언가를 모은다. (지금도 기사와 함께 내가 쓴 글을 모으는 중이다. 이건 나의 지독한 버릇인데, 좋아하는 것들은 어떻게 해서든, 어떤 방법으로든 내 것이 되어야 직성이 풀린다.)

 

학창시절, 그러니까 대략 고2~고3시절, fm을 경청하며, 새로운 노래가 나올 때마다 꾸준히 녹음해서 테이프로 차곡 차곡 모아둔 적이 있었다. 그러던 중ㅡ

 

새벽 2~3시경 달팽이란 노래가 흘러나왔다.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나는 더욱더 지치곤 해. 문을 열자마자 잠이 들었다가 깨면 아무도 없어. 좁은 욕조 속에 몸을 뉘었을 때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줬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고 갈거라고ㅡ

아무도 못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ㅡ

 

모두 어딘가로 차를 달리는 길 나는 모퉁이 가게에서 담배 한 개비와 녹는 아이스크림 들고 길로 나섰어. 해는 높이 떠서 나를 찌르는데 작은 달팽이 한마리가 어느새 다가와 내게 인사하고 노랠 흥얼거렸어. 내 모든 걸 바쳤지만 이젠 모두 푸른 연기처럼 산산이 흩어지고 내게 남아 있는 작은 힘을 다해 마지막 꿈속에서 모두 잊게 모두 잊게 해줄 바다를 건널거야ㅡ."

 

듣고선 감동받은 나머지 녹음된 테이프를 계속해서 반복해서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건너기위해 애를 쓴다. 풍랑도 만나고, 갈매기떼들에게 음식도 빼앗기고, 배가 뒤집어져서 헤엄을 치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달팽이임을 망각한 게 아닌가 한심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에겐 달팽이처럼 등에 지고 있는 그 무엇이 있다. 하여, 다시 노를 잡고 물살을 가른다. 자칫 잘못해서 배가 뒤집히는 한이 있더라도ㅡ!'

출처 : BABY BOOM, THE END OF 70'S AND IMF IN 98
글쓴이 : 하늘호수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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