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집에 가려고 버스에 올라타 보니 2인석에 키가 140㎝쯤 되는 초등학생이 다리를 쫙 벌리고 떡하니 앉아있더군요.
저는 그 뒷자리에 앉으며 속으로 ‘그 자식 여기가 자기 집 안방인 줄 아나.’라고 생각했죠.
한 두 정류장 가니까 키 190㎝쯤 되는 대학생이 그 초등학생이 앉은 의자에 앉았습니다.
그 대학생도 아마 초등학생이 다리를 쫙 벌리고 앉아있는 게 건방지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초등학생은 좌석 공간을 안 뺏기려고 다리를 더 쫙 벌려서 안간힘을 썼죠. 대학생도 지지 않겠다는 듯 다리에 힘을 줘서 초등학생을 밀어냅디다.
그렇게 서로 밀어내기를 한 2분정도 하다가 초등학생이 못 버티겠다는 듯 울먹거리며 말했습니다.
“아저씨도 포경수술했어요?”
그 말을 듣고 전 집에 내릴 때까지 한참 웃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