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무더운 여름날. 칠득이는 집에서 만득이와 같이 시험 공부를 하고 있었다. 너무 피곤했던지 만득이는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칠득이는 만득이가 땀을 비오듯이 흘리며 자는 모습이 안쓰러워 선풍기를 틀어 주었다.
자상한 칠득이. 그런데 조금 후 만득이가 자꾸만 “야쿠르트 줘, 야쿠르트 줘.”하는 것이었다.
냉장고에는 야쿠르트가 없었다. 칠득이는 처음엔 ‘잠꼬대하는 거려니, 좀 있으면 그만 하겠지’하고 참았었다. 그러나 만득이가 자꾸 “야쿠르트 줘, 야쿠르트 줘.” 하는 통에 신경이 쓰여서 공부도 잘 안되고 슬슬 짜증이 났다.
열받은 칠득이가 만득이에게 고함을 질렀다.
“이 밤중에 무슨 야쿠르트냐.”
그랬더니 만득이가 손가락으로 선풍기를 가리키면서 말하길,
“약으로 틀어줘, 약으로 틀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