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 시절 ‘지금 이 차에는 아기가 타고 있어요’라는 스티커를 보며 참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었다. 갓 차를 뽑은 내 친구도 ‘초보운전’ 스티커보다 훨씬 낫겠다며 자신도 그렇게 써붙이고 다녀야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도 안 한 처지에 그런 스티커를 붙이고 다닐 수 있느냐는 내 말에 친구는 고민을 하는 눈치였다. 며칠 뒤 그 친구의 차를 얻어 탈 일이 생겼다. 여전히 운전이 서툴러 간혹 중앙선을 넘기도 하고, 급정거를 하는 등 주변 차들을 불안케 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주변 운전자들이 빵빵대기는커녕, 힐끔거리며 내가 탄 차를 들여다보기도 하고, 낄낄대며 웃는 것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혹시나 하고 차 뒷유리창을 본 나는 놀라 쓰러질 뻔했다. 스티커에는 이렇게 씌어있었다.‘이 차 안에서는 지금 아기를 만들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