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람의 음주 사정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맥주·소주·와인·위스키 등 무엇이든 다 즐겨
마신다. 소비량은 맥주가 가장 많고 다음이 일본 술(청주)이지만, 최근에는 소주나 위스키도 소비가 늘고 있고 특히 와인의 소비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일본에서는
청주가 독특한 맛과 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다.
술은 크게 나누면 양조주, 증류주, 혼합주의 세 종류로 분류된다. 양조주는 원료가 과즙인 경우는
그대로, 곡물인 경우는 당분화한 뒤 효모(酵母)로 발효시켜 여과한 것이다. 청주, 맥주, 와인 등이 이에 속한다. 증류주는 양조주를 증류한
것으로 소주, 위스키, 진 등이다. 혼합주는 양조주나 증류주에 식물의 꽃, 열매, 뿌리에서 추출한 색소나 향, 엑기스, 당분, 알코올 등을
첨가해 풍부한 맛이 나게 한 것으로 버머스나 매실주가 이에 속한다.
① 음양주(吟釀酒:
긴조슈) 정미
비율 60% 이하의 백미를 사용하고, 쌀누룩과 물, 또는 이들과 양조 알코올을 원료로 하여 제조한 청주로서, '음양향'이라는 독특한 향기가 있는
것을 말한다. 정미 비율 50% 이하의 백미를 사용한 것을 대음양주라고도
한다.
② 순미주(純味酒) 순수한 쌀로만 만들어지는 것이며 쌀, 물, 코지 이외에는 아무
것도 들어가지 않는다. 양조 틀을 이용해 쌀에 들어있는 녹말을 발효되는 것과 발효되지 않은 당으로 전환하고 여기에 이용되는 쌀은 적어도 바깥
부분의 30% 이상을 정미한 것으로 한다. 순미주의 맛은 다른 종류의 술보다 약간 강하고 풍부하다. 신맛도 역시 좀더 높은
편이다. 순미주는 순수한 청주로 일컬어지며 어떤 첨가물(발효하는 혼합과정에서 첨가되는 쌀외의 전분이나 당)도 사용되지 않고 어떤 양조된
알콜도 첨가하지 않는다. 이는 본양주처럼 적어도 70%로 정미된, 다시 말해 쌀 외면의 30% 정도를 갈은 쌀을 이용하고 보통 다른 타입의
술보다 풍부하고 강한 평균보다 높은 산성을 띤다.
③
본양조주(本釀造酒) 정미 비율 70% 이하의 백미·쌀누룩·양조용 알코올 및 물을 원료로 하여 제조한 청주인데, 일반적으로
알코올 첨가가 25% 이하의 것을 말한다.
④ 보통주 종래의 1급주, 2급주에 가까운 것으로서 양조용 알코올이 25%
이상인 것이다.
⑤ 원주(原酒) 제조 후, 가수(加水) 조정(알코올분 1% 미만 범위 내의 가수
조정은 제외)을 하지 않은 것이다.
⑥
생주(生酒) 정제
후 일체 가열 처리를 하지 않은 것이다. 장기 보존이 불가능하다.
⑦
생저장주 정제 후
가열 처리를 하지 않고 저장하였다가, 제조장에서 출하할 때 가열 처리한 것, 생주에 비하면 보존성이
있다.
⑧ 합성주 본디 쌀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청주를 말하는 것인데, 근래에는 원료에 청주를 첨가,
알코올·소주·소맥·조 등의 곡물과 포도당을 사용하여 정제한 것이다. 맛·향기·색깔이 청주와 유사하다.
소주는 크게 을류와 갑류로 분류한다. 을류라고 불리는 소주는 일본고래의 유일한 증류주이다.
기본적으로는 전분 원료(쌀, 토란), 혹은 당질 원료(사탕수수)를 발효시켜서 증류하여 정제한 것이다. 한번 증류로 그치는
단식증류(Poststill)의 소주이며 독특한 풍미를 갖는다. 오키나와의 아와모리(泡盛), 가고시마의 사츠마소주 등이 이에
해당된다. 단식증류에 대하여 몇 번이고 반복해서 증류하는 연속식 증류(Patentstill)의 소주를 갑류라 부른다. 갑류의 역사는
을류보다도 상당히 짧으며 1860년대 후반에 탄생하였다.
여담이지만 왜 고래의 소주를 을류라 부르고 명치시대 이후에 탄생한 소주를
갑류라 부르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이유가 없다.

맥주는 일본의 가장 일반적인 주류로 술통꼭지에서 바로 꺼낸 생맥주나 병맥주로 제공된다. 병맥주는
대, 중, 소로 각각 330ml, 500ml, 633ml의 규격으로 생산된다. 대부분의 술집에서는 소 혹은 중 규격품이 공급된다. 생맥주는
맥주집에서 조끼에 놓아 갖다주며, 여름철에는 옥외나 백화점 옥상에 맥주시음장이 마련되어 맥주애호가들로 북적인다. 맥주의 가격은 술집의
형태에 따라 다양하다. 보통 소, 대 사이즈가 400엔에서 900엔 정도이다. 호스테스클럽의 맥주가격은 이와는 달라 엄청나게 비싼 경우도
있다.
맥주는 청주나 와인과 같이 '양조주'라 불린다. 보리·홉·물을 주원료로 하며, 일반적으로 이 이외의 대용 원료로
쌀·옥수수·전분·당류·고미료(苦味料)·착색료를 일정 범위 내에서 사용하고 있다. 단지 최근에는 대용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몰트 맥주'가 등장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삿뽀로맥주가 제조 판매하고 있는 '에비스 맥주'가 몰트 맥주로서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최근 맥주의 다양화가 진행되어 국산만도 30종
이상이며, 수입품을 포함시키면 50종을 가볍게 초과하고 있다.

사케는 따로 일본주라고도 하는데 쌀로 빚은 일본전통의 술로 주류판매상에서 큰 병 단위로 판매하고
있다. 일반주점에서는 병 채로 내지 않고 작은 도자기 술병에 넣어 작은 도자기 술잔과 함께 술상을 낸다.
일본 술은 적당히 따뜻하게
데워 마시는 술이다. 술을 이렇게 데워 먹는 것은 세계에서도 드문 음주 법이다. 언제부터 이렇게 마시기 시작했는지에 대한 정설은 없지만 대강
헤이안 시대부터로 추정된다.
당시에는 추운 계절에만 술을 데워 마셨다. 일년 내내 술을 데워 마시게 된 것은 에도 시대 중기부터이다. 술병이나
잔으로 도자기제품이 보급되던 때와 비슷한 시기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여름에 차게 해서 마시는 술이 인기가 있으며, 일본 술도 차게 마시는 술이
사랑받고 있다. 어떻게 마시든지 일본주는 그 부드럽고 향기로운 미각이 일본 요리와 매우 잘 어울린다. 일본주는 부드러운 듯 강하므로
숙취하지 않도록 적당히 마시는 것이 좋다.
일본의 '도부로쿠'는 일명 '니고리자케(濁り酒)' 라고도 하며, 이 술의 역사는 매우 오래 되었는데,
원류는 역시 우리나라의 막걸리이다. 도부로쿠는 매우 거친 술이지만 희고 탁하며 표면에 누룩의 술지게미가 뜬 걸쭉한 술로서, 천수백 년을 지난
오늘날에도 빠른 시간에 만들 수 있고 값도 쌀뿐만 아니라 감칠맛이 나며 취기가 오래 지속되어 서민들에게
친숙하다.
도부로쿠의 뿌리인 막걸리는 찐쌀에 밀, 누룩을 섞어 발효시켜 만든다. 벼농사를 지은 이후 한반도 남부에서 개발된
술이다. (고사기)의 「오진기(應神記)」에는 백제에서 "술 빚는 법을 아는 니호(仁蕃)라는 사람의 다른 이름은 스스호리(須須許理)인데, 이들이
건너왔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천황은 "스스호리가 빚은 술에 나는 완전히 취했다. 재앙을 물리치는 술, 웃음을 자아내는 술에 나는
완전히 취했네"라고 노래하며 매우 흥겨워했다. 도부로쿠가 전래된 것이다. 그리고 술을 뜻하는 옛 일본어인 '사케', '사카', 사가'는 우리말의
'삭았다.(발효되었다.)'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