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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마을´ 의야지
싱싱한 겨울풍경이 한창인 그 곳에 ‘바람 마을´ 의야지 농촌 체험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의야지(義野地)는 ‘의로운 사람들이 모여사는 땅´이란 뜻. 해발 750∼800m 고지에 위치해 바람마을이라고도 부른다.
사철 다양한 농촌 체험활동이 이어진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때는 역시 겨울철. 특히 마을 청년회에서 주관하고 있는 대관령 스노파크는 요즘 인기 상종가다. 스노래프팅, 튜브썰매, 봅슬레이 썰매 등 눈 위에서 할 수 있는 놀이는 거의 모두 즐길 수 있다.200m 높이의 산자락에서 내려오는 스노 봅슬레이 썰매는 그중 최고 인기 종목. 트럭 뒤에 매달린 바나나 보트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가 튜브를 타고 내려오는 스릴만점의 놀이다.
치즈 만들기, 딸기잼 만들기 등 간단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치즈 만들기의 경우 우리나라 가정에서 해오던 전통방식으로 진행된다. 양떼 먹이주기 체험은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한다. 스노파크 입장료 어른 8000원, 어린이 6000원. 스노 튜브 봅슬레이 등 프로그램에 참가할 때마다 별도의 요금(2000∼4000원)을 내야한다. 치즈만들기 등 체험은 1팀(4∼8인) 4만원.windvil.com,033)336-9812∼3.
# 발왕산으로의 게으른 겨울산행
사람마다 취향이야 다르겠지만, 대부분 화사한 눈꽃의 자태를 탐미할 수 있는 겨울 등산을 산행의 으뜸으로 꼽는다. 겨울산행지로 많이 알려진 발왕산(1458m)은 평창군 진부면과 도암면, 강릉시 왕산면 등의 경계를 이루는 평창의 진산. 산세가 완만해 겨울철 설원의 정취를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 정규코스로 오르면 3시간은 족히 걸리지만, 곤돌라를 타면 20분 안쪽에 정상 바로 아래에 닿는다.
용평리조트에서 관광곤돌라를 타고 발왕산 정상으로 향했다. 힘찬 강원의 산들이 동서남북으로 거침없이 내달린다. 수월하게 오른 탓에 정복의 쾌감이야 덜하지만, 일망무제의 장쾌함만은 여전하다.
발왕산에서는 아기자기한 눈꽃보다 산들의 파노라마에 주목해야 한다. 내로라하는 백두대간의 마루금들이 주름접힌 채 다가서는 장면은 쉽게 접할 수 있는 풍광이 아니다. 멀리 북서쪽으로 선자령과 대관령 풍력발전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대관령 능선 오른쪽으로 펼쳐진 강릉 앞바다는 맑은 날씨가 선사해 준 보너스.
발왕산 정상은 곤돌라에서 내려 산책로를 따라 10여분쯤 더 올라가야 한다. 정상 남동쪽 산자락에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이 군락을 이루며 주르륵 늘어서 있다. 의연하게 산정을 지키는 모습에서 발왕산의 자랑임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주목 군락 뒤로는 ‘산너머 산´을 이룬 백두대간이 이어졌다. 시계가 얼마나 맑고 깨끗한지, 정선땅에 솟아 오른 산봉우리의 스키 슬로프가 보일 지경이다. 용평리조트 관광곤돌라 어른(왕복) 1만 2000원, 어린이 8000원.330-7421.
# 누렇게 익어가는 황태
눈 이불을 뒤집어 쓴 황태덕장과 어우러진 산골 마을의 정취는 한 폭의 풍경화다. 용평스키장 입구 횡계마을 일대와 읍내에서 대관령 옛길로 향하는 길목의 덕장마다 명태들이 줄줄이 매달려 있다. 북풍한설 속에서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황태 특유의 누런 빛깔로 익어가는 중이다.
대관령 지역은 남한에서 최초로 황태덕장이 형성된 곳이다. 고도가 높고 기온 차가 심한 데다 바람도 많아 황태 건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직후 함경도에서 내려온 피란민들이 자신들의 고향과 기후여건이 비슷한 대관령에 덕장을 세워 황태를 생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요즘 대관령이나 인제 용대리 등의 황태덕장에 거는 명태는 대부분 오호츠크해 등에서 잡아온 원양태들이다. 우리 근해에서 명태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연안태는 ‘금태(金太)´라 불릴 만큼 보기 어려운 생선이 됐기 때문이다. 진부령 넘어 고성군 거진항 일대에서 21∼24일 제10회 고성 명태축제가 열린다.‘금태´와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www.myeongtae.com,682-8008.
글 사진 평창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횡계나들목→우회전→횡계 읍내 로터리→좌회전→의야지마을(서울에서 약 3시간 소요).
▶주변 볼거리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삼양 대관령목장의 이국적인 풍경을 빼놓을 수 없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동해 바다 풍경도 일품. 오대산 월정사 입구의 눈쌓인 전나무 숲길도 겨울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맛집 남경식당은 꿩만두와 메밀막국수 등으로 소문난 집. 깍두기와 김치 등 밑반찬도 맛깔스럽다. 꿩만두와 메밀막국수 모두 5000원을 받는다.335-5891.
오징어와 삼겹살이 조화를 이룬 오삼불고기도 대관령의 별미. 횡계로터리 주변 납작식당(335-5477)이 잘한다.1인분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