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간판’ 없이 ‘열정’ 하나로 꿈 이뤄
商高 출신 사법시험 합격 양선화씨 |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 |
‘앞만 보고 달리는 거야, 니가 꿈꿔왔던 그곳을 향해서~’ 상고를 졸업한 지 13년 만에 사법고시 최종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화제를 모았던 양선화(32)씨. 그의 휴대전화 컬러링은 가수 박정아의 ‘너만의 세상’이었습니다. 양씨는 “지난 2월 사법고시 2차 시험에 합격한 후 희망적인 노래 가사처럼 되길 바라는 마음에 컬러링으로 등록했다”고 수줍게 말했습니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제49회 사법고시 합격생 1008명 중 양씨가 유독 시선을 끄는 이유는 ‘상고출신’,‘변호사 업무 보조 경력’ 등 흔히 법조인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배경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법조인들이 인문계고를 나온 명문대 출신이라는 한국사회의 현실에서 볼 때 법조인으로 거듭난 양씨의 과거사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양씨 스스로도 “사법고시를 준비하며 주변을 돌아보니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동료들 대부분이 특수목적고나 서울 명문대 등 우수대학을 나온 사람들이었다”며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하루 24시간 속에서 내가 그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더 많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멈춘 적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양씨는 지난 1994년 대전 신일여상(현 신일여고)을 졸업한 후, 지난 2000년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업무보조로 일했습니다. 양씨는 “솔직히 중학교 시절엔 공부에 흥미가 없었고 그저 해방되고 싶었다”며 “그러나 막상 사회에 나와 보니 ‘사람은 공부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양씨는 실제 업무보조를 하며 지켜봤던 ‘공부 많이 한’ 법조인이 되는 것을 꿈꾸기 시작했답니다. 방송통신대 법학과를 등록해 쪽잠을 자며 공부하던 양씨는 2000년 졸업과 함께 변호사 사무실 업무보조를 그만두고 그렇게 흥미 없어 하던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양씨는 6년이라는 긴 수험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오전 5시에 일어났습니다. 초심이 흐트러질까봐 일부러 집에서 버스로 1시간쯤 떨어진 서울 신림동 독서실로 매일 통학을 하는 등 ‘공부하는 곳(독서실)’과 ‘쉬는 곳(집)’을 확실히 구분했습니다. 양씨는 “집에서 아침에 눈을 뜨면 공부에 대한 욕구가 막 생겨 1분 1초를 아껴 독서실로 향했다”며 “바쁜 날은 김밥 2줄과 우유만으로 점심, 저녁을 때우고 공부에 매달렸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1차 불합격(2002년)-1차 불합격(2003년)-1차 합격·2차 불합격(2004년)- 2차 불합격(2005년)- 1차 합격·2차 불합격(2006년)- 2차 합격· 3차 합격(2007년)’. 양씨는 계단을 하나씩 올라가듯 사법시험 최종 합격을 향해 6년 동안 쉬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었습니다. 양씨는 그러나 “공부에 열중했던 지난 시간들이 너무 행복했다”고 주저없이 말합니다. 그는 “‘평생교육’이라는 말도 있듯이 공부에는 때가 없는 것 같다”며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하는 공부가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라는 지론을 펼쳤습니다. 양씨는 오는 18일 13년 만에 모교를 찾아가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과 도전’을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양씨는 “열정, 희망, 자신감만 있으면 무엇을 하든지 50%는 이미 이룬 것”이라며 “실패나 포기마저도 ‘도전’ 후에야 얻을 수 있다는 걸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귀띔했습니다. 실패와 포기를 모르는 양씨의 판사가 되고 싶다는 꿈도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12-08 |
'감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채 팔던 가난한 소년 '미군장교 됐다' (0) | 2008.07.24 |
---|---|
어려워도 기부”… 더 빛나는 ‘반딧불이 사랑’ (0) | 2008.04.20 |
[[아름다운 CEO]이종환 관정교육재단 이사장] (0) | 2008.01.02 |
"황금은 물통 바닥에 있다" (0) | 2007.11.23 |
미국 거지촌에서 박사까지, 노익장 이중희 (0) | 2007.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