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

대사많은 멜로영화 받아쓰기 교재로 ‘굿’

바보처럼1 2008. 4. 27. 13:05

대사많은 멜로영화 받아쓰기 교재로 ‘굿’

토종 영어달인 김인철씨 비법공개

“사연이 있는 영어를 구사하라.” 국내 토종 영어의 달인인 LSG 스카이셰프의 김인철(41) 영업팀장이 추천하는 ‘영어 말하기’ 비법이다. 영어 공부하는 데 거창하게 무슨 사연씩이나 등장하나. 하지만 알고 보면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얘기다. 외국사람과 만나서 꼭 하고 싶었던 말인데 실력이 달려서 못하는 표현이 있었다면, 외워서라도 자기 것을 만들어놓고 다음번엔 꼭 써먹으라는 충고다.

▲ 영어달인 김인철씨
그는 사실 직장인들에게는 꽤나 알려진 유명 ‘영어강사’다. 아시아나항공에 다니던 시절 회사 직원들에게 e메일로 보냈던 생활영어 메모들을 묶어서 ‘영어 왕따 이모대리 기살리기’라는 영어책도 펴냈다. 당시 김 팀장 스스로 그런 식으로 영어실력을 다졌다.

김 대리 사이트에 연재됐던 그의 영어강좌는 2만여명의 회원이 가입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전문강사 뺨치는 영어실력을 갖췄지만 그는 지금껏 영어학원 한번 다녀본 적 없다. 해외연수도 가 본 적이 없는 순수 국내 토종파다. 영문학을 전공했고 카투사를 갔다 오면서 독학으로 영어를 꾸준히 공부해왔을 뿐이다.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계열사로 아시아나항공 등에 기내식을 공급하는 지금의 회사에서도 콘퍼런스 콜(전화회의)이 자주 있고, 출장 갈 일이 워낙 많아 영어는 필수다.

“군대 졸병 때 하루는 야외훈련을 나갔는데 미군 중대장이 ‘어드밴스 파리’ 어쩌고 저쩌고 그러는 거예요.‘아, 훈련 끝나고 파티를 가는가 보다.’하고 내심 기대가 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선발대(An Advance Party)’를 말하는 거였더군요.”

군대에서 처음 두세 달은 말문이 안 트여 고생했다. 하지만 나중에는 속어(slang)는 물론 욕까지 따로 배우는 오기로 영어 말하기에 자신감이 붙었다.

그가 효과를 봤다고 권하는 영어 말하기 비법의 첫번째는 무엇일까.

“하루에 3∼5개 정도 자기만의 영어표현을 수첩에 번호를 매겨가며 적어나가는 겁니다. 영어책에 나온 것도 좋고, 영자신문도 좋지만 무조건 베껴서는 안 되고 자신만의 표현으로 소화된 것들이어야 합니다. 하루도 빼먹어서는 안 되고…. 적어놓은 표현들은 무조건 외워야 되고…. 세 개씩 한 달을 하면 100개 가까운 표현을 할 수 있게 되는데,100개라면 100마디는 영어로 할 수 있다는 얘기죠.” 두번째로 듣기와 말하기는 함께 공부하라고 김 팀장은 강조한다.“영화도 좋은 교재가 됩니다. 치고 받고 싸우기만 하고 대사는 별로 없는 액션영화보다는 멜로영화가 훨씬 도움이 되죠. 웬만큼 실력이 쌓이면 영화를 보면서 받아쓰기를 해보고, 나중에 스크립트와 비교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구어적인 표현이나 속어도 많이 알아두면 대화를 풀어나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우리도 외국사람이 ‘골때리네.’라고 한국말로 하면 ‘저 친구 우리말 좀 하네.’라고 생각하잖아요.”

사적인 메모를 영어로 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습관을 들이면 나중에 회화를 하거나 영작을 할 때 의외로 큰 도움이 된다. 쉬운 단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틀려도 좋다.’는 두둑한 배짱을 갖는 것은 기본이다.

김 팀장은 “앞으로 영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나눠주고 싶다.”면서 “조만간 비즈니스 영어에 관한 책도 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기사일자 : 2008-04-22    17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