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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과 일하며 이국의 낭만도 함께”

바보처럼1 2008. 5. 9. 14:03

“현지인과 일하며 이국의 낭만도 함께”

여름방학을 앞두고 현지에서 일하며 여행도 할 수 있는 ‘워킹 홀리데이’가 대학생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관심을 끌고 있다.‘워홀’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서호주 퍼스(Perth)에서 ‘워홀러’로 지내고 있는 최영준씨의 생활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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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야, 잘 지내고 있니?

퍼스로 워홀을 온다는 너의 이메일을 접하고 무척이나 반가웠다. 예전 대학시절엔 유럽 배낭여행이 하나의 통과의례(?)처럼 생각됐었는데, 이제는 워홀이 그 자리를 채운 것 같다. 호주에서 ‘워홀러’를 체험하고 있는 선배입장에서 몇 가지 조언을 해주려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워홀을 떠나는 목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거야. 내 경우 영어실력은 부족하지만, 성실하고 유쾌하게 일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일했더니 외국 동료들과 더 친해지더라. 이런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얻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어.

호주로 워홀을 떠났을 때 처음엔 동부쪽에 정착했어. 이곳저곳 여행하다 퍼스에 도착했는데, 온화한 날씨와 분위기 있는 도시 풍경, 서호주인들의 여유로운 라이프 스타일은 진정한 호주의 모습을 발견하게 해줬어.

게다가 일자리 여건도 다른 도시에 비해 너무 훌륭했다. 서호주에 있는 동안 일식당에서 근무했는데, 호주 동부 지역의 한식당에서 일하는 친구에 비해 시간당 4달러 정도 더 수입이 많았어. 덕분에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했지. 저축도 할 수 있었어. 내 경우엔 그 돈으로 친구와 함께 중고차를 사서 서호주 남부를 여행하기도 했단다.

퍼스로 떠나기 전 열심히 정보를 모으고 있겠지?인터넷 온라인 카페에서는 전, 현직 워홀러들이 올리는 다양한 정보들을 찾아볼 수 있을 거야. 뿐만 아니라 서호주정부에서도 한국인 워홀러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해. 정부 차원에서 이들을 위한 프로모션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

현재 서호주는 광산업 덕에 전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어. 그런데 대다수 인력이 광산업에 몰리다 보니 관광업계는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해. 너도 알다시피 한국 사람들이 성실하고 쾌활하잖아. 서호주 내 고급 호텔이나 레스토랑, 리조트 등의 관광업계에서 인력난을 해소할 대체 인력으로 한국인 워홀러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하는군.

서호주관광청에서 배포하는 워홀 안내서에 준비사항과 일자리를 소개하는 주요 사이트, 한국인 워홀러들을 반기는 업체들의 연락처를 알 수 있어. 구인사이트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이력서를 보내거나, 혹은 나처럼 직접 이력서를 들고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아는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는 호주에 가서 첫날밤을 어디서 보내야 하나 걱정이 많겠지? 내 경우 처음 퍼스에 도착해서는 백패커(여행자 숙소)에 이틀 정도 묵으면서 살 집을 구했어. 백패커는 도시마다 많이 있어.backpackers.com 등 인터넷 사이트에 가면 다양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단다.

백패커에 머무는 동안 한국인 상점에 가서 하우스메이트를 구하는 광고를 찾아 보면 어렵지 않게 숙소를 구할 수 있을 거야. 외국 친구들과 함께 살고 싶다면 시내 여행사의 알림판을 참고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취업을 통해 돈을 벌게 하려는 목적보다, 호주 곳곳을 여행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보다 쉽게 여행경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야.

너도 1년간 호주에서의 취업에만 신경쓰기보다,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함으로써 네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생각하길 바란다.

일을 그만두고 나서는 서호주 남부쪽을 여행했어. 그 중 로트네스트 섬(Rottnest Island) 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크리스마스 때 함께 일하던 동료들과 놀러가서 바비큐 파티를 즐긴 곳이거든. 퍼스에서 배편으로 30분 밖에 걸리지 않지만, 퍼스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곳이야. 멋진 풍경 속에서 즐거운 사람들과 함께한 추억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

아쉬운 점은 서호주 북부를 여행하지 못했다는 것. 인도양이 시작되는 브룸을 비롯해 불과 20여년 전 세상에 존재를 드러낸 벙글벙글레인지(Bungle Bungle Range), 그리고 여러 국립공원을 둘러보며 하이킹과 캠핑을 즐기지 못한 것이 아쉬워. 협곡에서 마음껏 수영을 즐기다가 밤에는 모닥불에 마시멜로를 구워먹었던 경험담을 많이 들어서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은 곳들이야.

제아무리 한국에서 철저히 준비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어. 직접 호주에서 부딪치다 보면 좌절할 때도 있고 부족한 영어실력 때문에 고생도 하겠지. 하지만 네 현실을 직시하고 너의 강점을 발견하는 유익한 일년이 되길 바라.‘난 영어가 부족해서 안 돼.’란 생각보다는 ‘영어는 부족하지만 성실하고 성격이 좋지.’라는 긍정적인 방식으로 너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했으면 해.

1년 후 부쩍 성장하게 될 호재를 기대하며….

서호주에서 최영준

■ 서호주 워킹홀리데이 이렇게

호주는 한국과 ‘워홀’ 협정을 맺고 있는 국가 중 유일하게 인원제한 없이 연중 비자를 발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부동의 1위였던 영국을 제치고 호주 워홀 비자 발급 최대국가로 부상했습니다. 만 18∼30세의 부양가족이 없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서호주는 현재 최고의 경제성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서호주에서 일할 경우 시간당 임금이 13∼16달러 정도로 다른 주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지중해성 기후로 연중 따뜻한 날씨는 가벼운 옷이 필수인 워홀러들에겐 중요한 요소겠지요?

서호주관광청에서는 호텔 인력 담당자 연락처 등 실제 정보가 수록된 휴대용 안내서 국문판을 배포중입니다. 이메일(korea@westernaustralia.com)로 신청하면 됩니다. 워홀 한국어 웹사이트도 곧 오픈할 예정입니다.6월6∼22일 서울 홍익대앞 상상마당에서는 서호주 사진전이 열립니다. 놓치지 마시길….(02)6351-5156.

서호주정부관광청 한국 대표사무소 김연경 이사

기사일자 : 2008-05-08    20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