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강화도 마니산을 찾았습니다. 비록 468m의 아담한 산이지만 정상에서 보는 바다가 아름답다기에 애써 찾아나선 길입니다.
우리나라 산 중에 기를 가장 많이 품고 있다는 마니산. 우리나라 명산 중에 하나이며 그래서 개천절에 제사를 올리고 전국체전시 체화를 하는 첨성단이 있는 곳입니다.
마니산 입구
휴일이라서 많은 등산객들로 붐볐습니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오른쪽으로 조그만한 인공 연못이 있고 그 연못에 예뿐 다리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홍예문 형식의 다리가 물에 비치어 하나의 원을 만든 모습이 참 예뻐보였습니다.
마니산 연못다리
조금 더 올라가니 ‘신선과 나무꾼’ 의 전설을 모형인형으로 전시해 놓은 곳을 만날수 있습니다. 어느날 나무꾼들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길을 잃고 헤매던중 어느 노인 둘이서 바둑을 두고 있는걸 발견하고 도끼를 세워둔채 한참 구경을 하다가 보니 도끼자루가 썩어져 있고, 깜짝 놀라 서둘러 내려와 보니 자기집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는데 누구의 제사냐고 물어보니 산에 나무하러 올라갔다 내려오지 않은 증조부의 제사를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무꾼과 신선] 모형
사실 이 이야기는 중국 양(梁)나라 때 임방(任昉)의 저서 '술이기(述異記)'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주인공은 왕질이며 훗날 그 지방 사람들은 왕질이 신선을 만났다는 석실산 이름을 난가산(爛柯山)이라고 불렀다 합니다. 중국의 전설이 왜 이곳 마니산에 옮겨졌는지 의아했습니다.
첨성단은 정상 부근에 있습니다. 전국체전시 체화하는 풍경을 티브이에서 자주 보았던 곳이라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첨성단은 원래 단군시대에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곳이라 전해지는데 고려 원종 11년(1270)에 보수했으며, 조선 인조 17년(1639)과 숙종 26년(1700)에도 고쳐 쌓았다고 합니다. 여러 번 고쳐서 쌓았기 때문에 본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제단은 자연석으로 둥글게 쌓은 하단(下壇)과 네모 반듯하게 쌓은 상단(上壇)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둥근 하단은 하늘, 네모난 상단은 땅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정상에서 본 참성단
이런 모습은 경주의 첨성대와 비슷합니다. 조선시대에도 일식, 월식과, 북극 고도를 관측하기 위해 관상감의 관원들이 자주 사용한 천문대의 역할을 했습니다. 천문대의 여활을 한던 참성단이 민족의 제단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건 조선 후기때부터 였습니다.
참성단
파손을 염려하여 철조망으로 둘러쌓여 일반인들의 접근을 봉쇄해 놓았습니다. 민족의 성지란 곳을 보호하는 방법이 고작 철조망밖에 의지할 수 없는것인지 의아했습니다.
드디어 정상에 올랐습니다.
영종도, 장봉도, 석모도가 손에 잡힐 듯 보이고 바다가 금빛으로 출렁이였습니다.
금빛 바다와 황금 들판이 너무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섬과
섬 사이로
새가 날아갔다
보라색의 햇살로 묶은
편지 한 통을 몰고
섬이 섬에게 편지를 썼나 보다
-곽재구 [포구기행]中-
멀리 보이는 섬들과 그 섬들을 오가며 소식을 전해주는 갈매기들..
이제는 보기 쉽지 않은 염전과 황금빛 바닷물에 덩달아 물들어 금편같은 들판들..
정상에 서서야 왜 이곳이 민족의 영지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2006 . 1 . 14
금강안金剛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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