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가

우리옵바와화로(火爐)............임 화

바보처럼1 2006. 12. 29. 22:55
 

<우리옵바와 화로(火爐)>

 

 사랑하는 우리옵바 어적게 그만 그렇케 위하시든옵바의거북문(紋)이 질화로(火爐)가 깨여젓서요

 언제나 옵바가 우리들의 '피오닐' 족으만기수(旗手)라부르는 영남(永男)이가

 지구(地球)에해가비친 하로의모-든시간(時間)을 담배의독기(毒氣)속에다

 어린몸을잠그고 사온 그거북문(紋)이 화로(火爐)가 깨어젓서요

 

 그리하야 지금은 화(火)적가락만이 불상한영남(永南)이하구 저하구처럼

 꼭 우리사랑하는 옵바를일흔 남매(男妹)와갓치 외롭게벽(壁)에가 나란히걸�서요

 옵바...................................

 저는요 저는요 잘알엇서요

 웨----- 그날 옵바가 우리두동생을 떠나 그리로 드러가실그날밤에

 연겁허 말는 권연(卷煙)을 세개식이나 피우시고게섯는지

 저는 잘아럿세요 옵바

 

  언제나 철업는 제가 옵바가 공장(工場)에서도라와서 고단한저녁을잡수실 때 옵바몸에서 신문지(新聞紙)냄새가나다고하면

 옵바는 파란얼골에 피곤한우슴을 우시시며

 .....네몸에선 누에똥내가 나지안니--- 하시든 세상(世上)에 위대(偉大)하고 용감(勇敢)한우리옵바가 웨그날만

 말한마듸업시 담배연기(煙氣)로 방(房)속을 메워버리시는 우리우리 용감(勇敢)한 옵바의 마음을 저는잘알엇세요.

 천정(天穽)을향(向)하야 긔여올라가든 외줄기담배연긔속에서 ----옵바의강철(鋼鐵)가슴속에 백힌 위대(偉大)한결정(決定)과성(聖)스러운각오(覺悟)를 저는 분명(分明)히보앗세요

 그리하야 제가 영남(永男)이에 버선한아도 채못기엇슬동안에

 문(門)지방을 때리는쇠ㅅ소리 마루로밟는거치른구두소리와함께----가버리지안으섯서요

 

 그러면서도 사랑하는우리위대(偉大)한옵바는 불상한저의남매(男妹)의근심을 담배연기(煙氣)에 싸두고 가지안으섯서요

 옵바----- 그래서 저도 영남(永男)이도

 옵바와 또 가장위대(偉大)한용감(勇敢)한 옵바친고들의 이야기가 세상을 뒤줍을때

 저는 제사기(製絲機)을 떠나서 백(百)장의일전(一錢)짜리 봉동(封筒)에 손톱을 뚜러트리고

 영남(永男)이도 담배냄새구렁을내쫏겨 봉동(封筒)꽁문이를 뭄니다

 지금(只今)----- 만국지도(萬國地圖)갓흔 누덕이밋헤서 코를고을고 잇슴니자.

 

 옵바----- 그러나 염려는 마세요

 저는 용감(勇敢)한이나라청년(靑年)인 우리옵바와 피 ㅅ줄을갓치한 계집애이고

 영남(永男)이도 옵바도 늘 칭찬하든 쇠갓흔 거북문(紋)이화로(火爐)를사온 옵바의 동생이아니에요

 그러고 참 옵바 악가 그젊은남지옵바의친구들이왓다갓슴니다

 눈물나는 우리옵바동모의 소식(消息)을 전(傳)해주고갓세요

 사랑스런 용감(勇敢)한청년(靑年)들이엇슴니다

 세상(世上)에가장위대(偉大)한청년(靑年)들이엇슴니다

 화로(火爐)는 깨어저도 화(火)적갈은 기(旗)ㅅ대처럼남지안엇세요

 우리옵바는 가섯서도 귀(貴)여운 '피오닐'영남(永男)이가잇고

 그리고 모---든 어린 '피오닐'의 따듯한누이품 제가슴이 아즉도더웁슴니다.

 

그리고 옵바.....

 저뿐이 사랑하는옵바를일코 영남(永男)이뿌이, 굿세인형(兄)님을 보낸것이겟슴니가

 슬지도안코 외롭지도 안슴니다

 세상(世上)에 고마운청년(靑年) 옵바의무수(無數)한위대(偉大)한친구가잇고 옵바와형(兄)님을 일흔 수(數)업는계집아희와동생 저의들의 귀(貴)한동모가 잇슴니다.

 그리하야 이다음 일은 지금(只今)섭섭한 분(憤)한사건(事件)을 안꼬잇는 우리동무 손에서 싸워질것입니다.

 

 옵바 오날밤을새어 이만(二萬)장을 붓치면 사흘뒤엔새솜옷이 옵바의 떨니는몸에 입혀질것입니다.

 

이럿케 세상(世上)의누이동생과아오는 건강(健康)히 오늘날마다를 싸홈에서 보냄니다.

 

 영남(永男)이는 엿해잠니다 밤이느젓세요

                                                        ----- 누이동생-----


*피오닐: 소년 운동 단원

*임 화(林和,1908~1953): 본명은 임 인식(林仁植), 필명은 청로(靑爐).쌍수대인(雙樹臺人),성아(星兒),임(林)다다,임화(林華),김철우(金鐵友),서울출생

*이 시는 누이 동생이 감옥에 간 오빠에게 보내는 편지의 형식을 택하고 있다.

1929년,<調鮮之光>에 발표된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