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명품마을

구마모토'아트폴리스'문화예술 접목 성공작 평가

바보처럼1 2007. 5. 31. 20:06

[HAPPY KOREA] 구마모토 ‘아트폴리스’ 문화예술 접목 성공작 평가

장난감 블록 쌓아 뒤집어놓은듯

|구마모토 임창용특파원|‘이게 미술관이야 경찰서야?’

일본 구마모토시 시라카와 공원 옆 국도변에 서 있는 독특한 건물 앞에 서면 누구나 한번쯤 질문과 함께 탄성을 내기 마련이다.

입구엔 분명 ‘구마모토기타경찰서’란 안내판이 설치돼 있지만 건물 외관은 초현실적 분위기의 미술관 같기 때문이다. 장난감 블록을 쌓아 뒤집어놓은 듯한 이 건물은 일본 규슈지방 구마모토현이 20년째 진행해온 ‘아트폴리스’의 1호 프로젝트로 지어졌다.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듯 위로 올가갈수록 건물이 넓어지도록 설계됐다. 건물 정면 전체를 반투명유리로 씌운 것도 이채롭다.

구마모토현은 ‘아트폴리스’를 통해 문화예술을 도시 가꾸기에 접목, 성공을 거둔 대표적 케이스다.

1988년 시작된 ‘아트폴리스’는 개발을 하고 건축물을 세우되, 하나하나 예술성을 부여하고, 통일감 있는 도시를 꾸미는 프로젝트이다.1988년 서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건축전에서 모티프를 얻어 시작됐다. 기타경찰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74개의 크고 작은 프로젝트가 완성됐다.1개만 민간에 의해 세워지고, 나머지는 국비와 지자체 예산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구마모토현 토목부 건축과 과장보좌인 시와이 겐지씨는 프로젝트의 성공 요인과 관련, ‘커미셔너 효과’를 강조했다.8∼10년 단위(기)로 구분, 각 기마다 다른 커미셔너를 위촉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커미셔너는 자기가 맡은 기간 동안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자신의 아이디어와 의지를 하나하나의 건축물에 반영한다. 현재 3기가 진행 중이다.

74개 프로젝트 중에서도 전통인형극장인 ‘세이와 분라쿠관’과 ‘우시부카 하이야 대교’가 특히 성공적 건축물로 꼽힌다. 세이와 인형극장은 건축적 우수함뿐만 아니라 연간 15만명이 몰리는 전통문화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바다로 둘러싸인 마을인 우시부카 신어항과 국도를 잇는 하이야 대교 또한 그 쓰임새뿐만 아니라 연간 60만명의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 지역 명물이다.

‘호타쿠보 다이이치 단지’,‘구마모토현 공영주택’,‘유자비라 단지’ ‘오비야마 A단지’ 등은 도심 재개발이나 재건축의 성공적 사례로 꼽힌다. 대부분 판자촌을 헐고 독특한 외관의 소형 아파트를 지었다. 층과 층 사이에 바람이 통하게 설계되거나 시멘트 원색을 그대로 살리는 등 건축 당시의 미술적 조류를 그대로 담았다. 현청의 미나카미 후미노리 토목과 주간은 “모든 건축물들이 작품 개념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개·보수와 도색 등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각 프로젝트의 건축물을 보러 외국 관광객은 물론 건축 전문가, 관계 공무원 등이 꾸준히 찾고 있다.”며 “2008년엔 아트폴리스 시작 20주년을 맞아 ‘2008 국제건축전’이 개최된다.”고 말했다.

sdragon@seoul.co.kr

기사일자 : 2007-05-28    11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