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갑의 新匠人탐구]칠기명장 송 원 섭씨 | ||
옻칠공예 20년간 한우물..일산서 '예림공방' 운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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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가 개발한 칠상감기법은 가구원목에 삽입된 기존의 자개나 금속재료 문양이 쉽게 떨어져 나간다는 점에 착안, 옻칠을 이용한 새 재료를 독자적으로 만들어 낸 것. 25일 일산 공방에서 만나본 그는 “칠상감기법을 사용하면 각종 문양을 원목에 완벽하게 부착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이와 함께 옻칠 판재를 여러겹으로 겹쳐 10∼20개의 문양을 동시에 만들 수 있는 특수 접착제를 개발, 작업의 능률을 높이는 데도 성공했다.
“자개장을 많이 만들다 보니 소비자의 손에 들어간 제품이 건조가 잘 안된 것은 1년도 채 못가서 문양이 떨어져 나가더라고요. 그래서 이것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문양재료를 찾게 됐죠.” 그는 이어 “자개는 성분이 칼슘이어서 산(酸)에 무방비 상태지만 옻칠은 1000∼2000년이 흘러도 변질되지 않는다”며 “옻칠 판재로 만든 제품은 거의 영구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예림공방에서 만드는 제품은 주로 옻칠 가구와 식생활용기, 혼례용품, 장식가구 등 생활용품이 대부분. 특히 상다리에 철재 잠금장치를 부착한 절첩식 상은 재래 상의 불편한 점을 보완, 보관이 용이하도록 제작돼 한때 일본에서까지 인기를 끌었다. 또 재래 나전칠기나 칠화기법의 한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감각과 색상, 문양을 자유롭게 표현한 칠상감혼수함도 이 공방을 대표하는 제품이다.
송씨가 당초 공예분야에 입문한 것은 중학생 시절 그의 손재주를 발견한 담임교사가 공고 진학을 권유한 것이 계기가 됐다. 1966년 경기공고 공예과를 나온 그는 80년대 초 모신문사 공예대전에 입상하면서 본격적인 장인의 길로 들어서 20여년 동안 한우물을 파왔다. 그동안 그는 전국 규모의 공예대전에서 화려한 수상경력을 쌓았을 뿐 아니라 2000년과 2001년엔 각각 노동부장관과 국무총리 표창도 받았다.
자신의 마음에 딱 드는 작품을 만들었을 때의 흡족함으로 살아간다는 그는 그런 작품은 구매자가 나타나도 팔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공예는 회화와 형태디자인, 기능성까지 아우러야 하기 때문에 가장 힘든 작업중의 하나”라며 “그럼에도 독일 등 선진국과는 달리 국내에선 회화나 조각 등에 비해 낮게 평가받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매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제자들을 키우는 데에도 열정을 쏟아왔다.
“옻칠의 장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내년 봄부터 주부·학생 등을 대상으로 체험교실을 열 생각”이라는 그는 “건설업체 쪽과 선이 닿을 경우 아파트 문양에 옻칠 공예를 보급·대중화하는 문제도 장기적인 과제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론독자부기자/sksong@segye.com
2003.11.26 (수) 19: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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