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동료의 차를 타고 퇴근하다가 생긴 일이다. 어느 지하철역 근처에 왔을 때 동료가 말했다.
“우리 딸 휴대전화가 고장나서 가져왔는데 서비스센터가 여기쯤인데 주차할 곳이 없네.”
“이리 줘. 내가 맡기고 올게.”
나는 서비스센터로 뛰어가 접수하는 아가씨에게 휴대전화를 내주었다. 고장난 휴대전화는 전원도 안 들어오는 상태였다. 아가씨가 내게 물었다.
“따님 휴대전화 번호 좀 알려줘요.”
“아이구, 나 번호 모르는데.”
“그럼 따님 이름은요?”
“민지. 민지요.”
“성은요?”
동료 남편의 성을 대뜸 생각해내기가 어려워 자신없이 대답했다.
“아마 김민지일 거예요”
아가씨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접수표를 내주었는데 접수표의 특기사항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딸의 휴대전화 번호도 모르고 딸의 성도 헷갈리는 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