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바람을 피우는 낌새가 나자 밤중에 남편이 일부러 먼 곳에 볼일이 있어 나가는 척하고 나왔다.
집 근처에 숨어서 지켜 보니 사내 녀석 하나가 슬금슬금 자기 집으로 숨어들어가는 것이었다.
남편이 놈을 붙잡으려고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빨리 문 열어!”
잠시 뒤 안에서 아내가 물었다.
“누구요?”
“나다, 빨리 문 안 열어?”
“에구, 문짝 다 부서지겠네, 혼자 있기 겁나서 문을 걸어놨더니만….”
방으로 들이닥친 남편은 곧 방안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는데 윗목에 전에 못보던 쌀자루가 눈에 띄었다.
남편이 발로 쌀자루를 툭툭 차면서 물었다.
“이건 뭐야?”
그러자 안에 들어 있던 놈이 어찌나 겁을 집어 먹었던지 이렇게 소리치는 것이었다.
“난 쌀이요!”